▶ 보수인터넷 매체 창업자 스티븐 배넌
▶ ‘거침없는 싸움꾼’ 공화 기성세력 맞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난 16일 위스콘신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지지율 하락과 당내 반발 등으로 고전하는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을 80여일 앞두고 캠프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트럼프 측은 선거운동의 ‘확장’을 위해 취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선대본부장으로 있는 동안 트럼프의 선거운동이나 연설 스타일을 바꾸려던 폴 매너포트의 의도가 좌절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후보의 선거 캠프 CEO로 영입된 스티븐 배넌.
17일 트럼프 선거운동 본부는 보수성향 인터넷 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븐 배넌을 캠프의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캠프는 ‘CEO’ 자리가 새로 마련됐으며, 선거운동을 기업운영의 관점으로 접근하려는 트럼프의 의도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캠프는 그동안 자문 일을 했던 여론조사 전문가 켈리앤 콘웨이를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승진시켰으며, 선대본부장이던 폴 매너포트는 ‘회장 겸 수석전략가’ 직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배넌은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명세를 떨치는 인물로, 그는 블룸버그 인물 소개에 트럼프를 지지하는 반면 다른 공화당 정치인들, 특히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공격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우파 뉴스 사이트를 경영하는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정치 공작가’로 묘사돼 있다.
한때 트럼프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가 경질된 코리 루언다우스키는 CNN에서 “그 사람은 어딘가 나랑 비슷한 인물이자, ‘길거리 싸움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트럼프가 지난 6월 최측근 중 한 명이자 당시 선대본부장이던 코리 루언다우스키를 전격적으로 경질한 지 채 두 달도 안 돼 이뤄졌다.
반면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릿저널 등 언론들은 트럼프가 무슬림 미군 전사자 가족에 대한 비하 발언 등으로 역풍을 맞고 전국 단위 여론조사와 주요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계속 뒤처지면서 위기감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언론들은 또 트럼프의 선거운동이나 연설 방식을 좀 더 ‘정치인답게’ 만들어서 공화당의 기존 정치세력과 트럼프와의 간격을 좁히려 했던 매너포트의 시도가 좌절된 데 따른 현상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측은 매너포트의 캠프 내 지위가 유지된다고 밝혔으나, 언론들은 최근 매너포트가 우크라이나에서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에 제기된 데 따른 조치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5일 매너포트가 친 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이끌던 정당에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모두 1,270만달러를 건네받은 흔적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배넌이 이끌던 브레이트바트 뉴스가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같이 기성 정치세력을 상징하는 인물들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 왔던 점을 지적하며,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트럼프와 공화당 기성 정치세력 간의 파열음이 더 커지는 것은 물론, 최근 공화당 일각에서 나타난 ‘트럼프 반대’ 또는 ‘힐러리 지지’ 움직임도 활발해지면서 공화당을 더욱 더 고민에 빠뜨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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