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권당 회의서 “여러번 요구했는데 아직도 실현 안됐다” 불만 제기

2016년 8월 1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열린 ‘나비 문화제’에 참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씨가 소녀상 옆 빈 의자에 앉아있다. 오른쪽은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화해·치유 재단'에 10억 엔(약 111억원)을 곧 낼 예정인 가운데 서울에 있는 소녀상의 철거·이전을 압박하려는 움직임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안팎에서 일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요미우리(讀賣)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집권 자민당 '외교부회'와 '일본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명위원회'의 합동 회의에서는 10억 엔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소녀상에 관해서 불만이 쏟아졌다.
생존 피해자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는 한국 측의 구상에 일본 정부가 동의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 등에서 개인 배상이라고 받아들여진다", "납득할 수 없다"는 등 이견이 제기됐다.
외무상을 지낸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일본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명위원회 위원장은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의 소녀상에 관해 "일본은 속히 철거하라고 여러 번 요구했는데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일본 정부 역시 10억 엔 제공 이후에는 소녀상의 이전·철거를 과제로 제기할 조짐이 보인다.
25일 부임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는 한국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녀상에 관해 "그 문제도 포함해 작년 합의를 착실히 실행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노력해 갈 것"이라고 답했다.
교도통신은 "이미 공을 던졌다. 나머지는 한국이 노력하는 것 뿐"이라는 일본 정부 고관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보수·우파 세력은 10억엔 지출이나 소녀상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에 설치된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소송 제기를 주도한 메라 고이치(目良浩一) '역사의 진실을 요구하는 세계연합회'(GAHT) 대표는 25일 교도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사죄하고 돈을 내면 외국에서는 '일본이 (심한 짓을) 했다'는 것이 된다"며 10억 엔을 내는 계획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유권자의 의식이 바뀌면 정부의 움직임도 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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