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판 에어비앤비, 5년만에 숙박물건 43만 건 확보…중국인 여행자 쟁탈전

에어비앤비 숙박지 검색[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독무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미국 에어비앤비가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국제숙박공유 서비스 시장에 강력한 경쟁 상대가 등장했다. '투자망(途家網)'이라는 중국기업이다. 창업 5년 만에 국내외에 43만 건의 숙박물건을 확보하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선두주자인 에어비앤비가 확보한 230만 건의 5분의 1에 육박하는 규모다.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의 해외여행 열기가 식지 않는 가운데 연간 1억2천만 명을 넘어선 중국인 해외여행자를 놓고 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 숙박공유업체의 치열한 고객 쟁탈전이 시작됐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근처. 모든 방 TV와 에어컨 완비". '투자망' 사이트에서 관광지나 비즈니스 지역의 이름을 치면 좋은 조건의 숙박물건을 간단히 찾을 수 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개인 주택은 넓이 160㎡로 최대 6명이 지낼 수 있다. 숙박료는 1박에 약 500 위안(약 8만2천 원). 부근 호텔에서 방을 몇 개 빌리는 것에 비하면 몇분의 1의 비용으로 숙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6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2011년 창업한 투자망은 현재 국내외에 43만 건의 숙박물건을 확보하고 있으며 중국인의 여행수요 다양화에 맞춰 고급물건도 알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싱가포르의 대형 부동산업체인 캐피털랜드 산하의 애스콧과 제휴해 새로운 브랜드인 '투자 서머싯' 아파트를 연내에 6동, 2천 실 규모로 짓기로 했다. 한 달 만인 4월에 중국 하이난도(海南島)에 법인을 설립, 문을 열었다. 전 세계에서 고급 아파트를 운영하는 애스콧과 제휴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중국 중산층을 끌어들인다"는 게 뤄쥔(羅軍. 저스틴 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계획이다.
투자사의 급성장을 뒷받침하는 건 다름 아닌 중국인의 거대한 여행수요다. 2015년 중국인의 국내여행은 40억 명, 해외여행은 1억2천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여행 수입은 3조4천200억 위안(약 561조1천800억 원)에 달했다. 여러 명이 패키지로 여행하는 중국인들에게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등을 빌려주는 민박은 값이 비교적 싸서 이용하기 쉽다.
중국에서는 최근 부동산 경기 과열로 빈집이 크게 늘면서 빈집 활용방안을 찾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뤄쥔 CEO는 투자는 침대 정리나 청소 외에 비품 파손이나 도난 등 문제 발생 시에도 대신 처리해 준다면서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집주인이 스스로 관리하지만, 중국인 집주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8월에는 하루 예약이 5만6천 건으로 이 회사 설립 이래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시장에서 기반을 다진 투자는 다음 타깃으로 중국인 해외여행객을 겨냥하고 있다. 3월에는 싱가포르 숙박공유서비스 업체로 전 세계에 30만 건의 물건을 확보한 루모라마와 제휴해 해외물건도 확충했다.
'중국판 에어비앤비'로 불리는 투자망의 경쟁 상대는 당연히 에어비앤비다. 투자 싱가포르 현지법인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관할하는 줄리안 페르사드 지역대표는 "올해 6월 현재 중국인 이용자가 작년에 비해 5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투자망은 7월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동영상 배포 사이트를 통해 중국인들의 인기여행지인 파리, 방콕, 교토(京都) 등지의 이미지 비디오 방송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투자와 에어비앤비의 경영상의 가장 큰 차이는 수수료를 누구에게서 받느냐이다. 투자망은 집주인이 받는 숙박료에서 12%를 수수료로 받는데 비해 에어비앤비는 집주인에게서 3%, 이용자에게서 6-12%를 받는다. 수수료 구조로 볼때 숙박물건 확보 면에서는 에어비앤비가 유리한 반면 고객 유치면에서는 투자가 유리하다.
승부는 이 수수료 구조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 국내의 탄탄한 기반을 자랑하는 투자망과 해외 숙박물건수와 지명도에서 앞서는 에어비앤비의 중국인 여행자 쟁탈전은 앞으로 더 격화될 것이 분명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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