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인들 ”또 핵실험 이해 안된다…방사성 물질 날아올까 걱정”
▶ 황금평 일대 북한초소 등 삼엄한 경계…압록강대교 통행 ‘뚝’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압록강 대교 [단둥=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의 5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9일 평안북도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접경한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은 잇단 무력시위에 대한 비난과 함께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였다.
단둥은 압록강대교(중국명칭 중조우의교)를 통해 북중교역의 70% 이상이 이뤄지는 중국 최대의 대북교역 거점이며 무역일꾼 등 북한사람 수천명이 거주하는 탓에 '북한 동향의 척도'로 통한다.
이날 단둥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국제사회의 제제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한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과 함께 적대감을 드러냈다.
내주 중추절(中秋節·추석)과 주말을 앞두고 단둥 기차역에는 고향을 찾는 농민공과 외지에서 공부하는 학생, 친척 방문객 등 수천명의 승객이 몰리면서 매우 혼잡했다.
이날 선양(瀋陽)에서 단둥으로 향하는 열차 내부엔 빈 좌석이 없고 상당수 승객은 입석권을 끊고 복도 등에 서서 가는 모습이었다.
선양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단둥에 내린 중국인 류(劉)씨는 "아침에 TV를 통해 조선(북한)이 다섯 번째 핵실험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그 나라 지도자가 젊은 데다가 유엔 등 국제사회 경고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니 다음에 어떤 일을 저지를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신의주 맞은편 단둥 압록강변 공원에 산책나온 시민들은 북한 핵실험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시민 왕(王)씨는 "중국 정부가 조선 핵실험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셩명을 낸 것으로 안다"면서 "예전 3, 4차 핵실험 때 우리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씨 부자가 무력도발을 일삼았는데 이번엔 한바탕 혼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교 길건너편 해관(세관) 앞 거리를 지나던 단둥 거주민 자오(趙)씨는 "내주에 중요한 명절인 중추절(中秋節·추석)이 다가와 흥겨움이 고조되는 상황에 조선이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압록강 대교 [단둥=연합뉴스 자료사진]최근까지 압록강대교를 통해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는 화물차와 대형 트럭이 저녁시간까지도 보였으나 이날 오후 6시께 다리를 찾아갔을 때는 완전히 운행이 중단된 상태였다.
현지 한 소식통은 "요즘 야간시간대에도 화물이 오가는 게 보통이었는데 오늘 핵실험 직후라서 그런지 조용하다"며 "보통 때는 해가 질 무렵에도 해관 앞 도로의 통관을 기다리는 북한 차량으로 도로가 막혔다"고 전했다.
단둥 열차역 부근에 조성된 '조선 한국 민속거리'에 있는 음식점과 가게는 핵실험 여파인 듯 손님이 거의 없고 썰렁한 모습이었다.
민속거리에 있는 한 식당 주인은 "오늘 아침 북한에 큰 지진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 핵실험이 아닌가 의심했는데 틀리지 않았다"며 "이런 일이 있으면 조선(북한)사람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발길을 끊더라"고 전했다.
단둥과 맞닿아 철조망으로 국경을 삼은 황금평 일대 북한 초소를 비롯한 접경지역에는 외견상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으나 무장한 초병들이 평소보다 자주 근무를 돌며 삼엄한 경계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의 한 교민은 "지난 5일 북한이 동해상에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이후 국경 분위기가 매우 삼엄해졌다"며 "평소 관광객들이 손을 흔들면 가볍게 목례하던 북한 군인들이 이젠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총구를 들이대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단둥역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 장(張)씨는 "조선 핵실험 때문에 이곳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중국 코 앞에서 그런 짓을 하면 방사성 물질이 우리 쪽으로 올 수가 있고 공기나 물이 오염될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최근 사드 반도(한반도) 배치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며 한국을 불편하게 여기는 여론이 컸으나 이제 조선이 그 위치를 대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北 핵실험> 북한 핵실험 북중접경 긴장 고조 (단둥=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북한의 5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9일 북중접경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은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날 오후 단둥역 입구의 모습. 2016.9.9 realism@yna.co.kr

北 핵실험> 북한 핵실험 긴장감 고조 접경지역 中단둥 (단둥=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9일 오전 실시된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북중접경 지역에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북한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접경한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열차역광장 모습. 2016.9.9
단둥 현지의 한 소식통은 "오늘 중국 외교부가 북한에 대해 비핵화 약속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고 정세를 악화시키는 어떠한 행동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며 "접경지역 주민들도 이런 분위기를 읽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당분간 북한에 대한 긴장감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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