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로펌 채용 늘렸어도 작년 민간 취업률 51%
▶ 외면했던 공공분야 몰려 일부“무급이라면 받겠다”

전체적으로 지난해 로스쿨 졸업생의 51.3%가 민간분야에서 개업했다. 하버드 로스쿨 2015년도 졸업생들. [Steven Senne/AP]
지난해 로스쿨 졸업생들 가운데 개업을 한 변호사의 수는 1996년 이후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법조계 취업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인 미국 법률직업협회(NALP)가 최근 연례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NALP의 ‘2015 졸업생 취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3만7,230개였던 개업 일자리 수가 2015년에 3만3,469개로 축소됐다. 로스쿨 졸업생들이 뛰어든 노동시장은 이미 포화점을 넘어선 상태다.
볼더에 위치한 콜로라도대학의 법학교수인 폴 F. 캄포스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상위 10~15% 그룹에 속한 로스쿨의 졸업생 중 대다수는 로펌에서 풀타임 일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대침체의 영향으로 대형 로펌의 일자리가 말라붙으면서 졸업생들은 중간규모 법률회사의 저임금 포지션이나마 잡아보려 피 터지는 경쟁을 벌여야 했다.
게다가 중간사이즈 로펌들 역시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이라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민간분야에서 취업이 힘겨워지자 졸업생들은 그동안 외면해왔던 공공부문의 법률직으로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이로 인해 정부 일자리까지 바닥을 드러내자 인디애나 북서쪽의 소형 로펌은 직장을 잡지 못한 로스쿨 졸업생들을 겨냥해 “무급으로 일하고 싶다면 받아주겠다”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연방검사국은 6년 전부터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무급’ 연방검사보를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 있다.
한 예로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 연방검찰지국은 특별 검사보 지원자에게 1년간 취조와 조사 훈련을 시키고 연방범죄 재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성적이 좋을 경우 1년 후 정식으로 검사보로 발탁한다고 밝혔다.
취업을 하지 못하는 로스쿨 졸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 예산부족에 따른 인력확보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겠다는 아이디어다. 이처럼 로스쿨 졸업생들의 취업문호가 좁아지고 있지만 학교당국은 약속이나 한 듯 ‘모르쇠’로 일관한다. 현실을 무시한 채 마치 앵무새처럼 “졸업생들을 기다리는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포지션은 로스쿨 학위를 요구하기보다 선호하는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딱히 법학 전공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잡이다. 물론 페이수준도 높지 않다. 캄포스는 학교 측의 발표에는 거품이 끼어 있다며 실제 일자리 수는 많아봤자 그 절반 정도가 될 것으로 추측했다.
전국적으로 최근 졸업생들 가운데 변호사로 취업한 비율은 10년 전에 비해 10% 포인트가 빠졌다. 상황은 앞으로도 거의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로펌들이 향후 수년, 심지어 수 십년간 정원을 낮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전망은 개선된 테크놀로지와 비즈니스 시스템으로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고 비전통적인 법률서비스제공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접근가능한 일자리 수가 감소되고 졸업생 수 역시 줄어들었지만 2015년도 로스쿨 졸업생의 취업률은 86.7%로 2014년도 수치와 동일하다.
그러나 2007년도 졸업생의 91.9%가 학교 문을 나선지 9개월 이내에 일자리를 잡은 것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미국 경제가 녹아내린 2008년 이후 6년간 줄기찬 하락세를 보이던 로스쿨 졸업생의 취업률은 2014년 직전년도의 84.5%에서 86.7%로 2%포인트 반등했고 2015년에도 그 자리에 계속 머물렀다.
근래 로스쿨 졸업생들의 최대 고용주는 500명 이상을 변호사로 채용한 대형 로펌들이다. 지난 4년간 이들은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추가했으며 대형 로펌을 제외한 다른 모든 분야에서는 구인 포지션이 대폭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포지션은 2009년 이후 리세션 여파가 법조계로 번지면서 축적된 일자리 손실을 상쇄했다.
전체적으로 2015년도 졸업생의 51.3%가 개업을 했고 30%는 군, 공공이익단체, 사법부 등을 포함한 공공분야의 일자리를 꿰찼다. 반면 17% 정도는 비즈니스분야에 사내 변호사 등으로 취업했다.
로펌에 입사한 새내기 변호사의 지난해 중간 초봉은 10만 달러로 직전년도에 비해 5% 가량 올랐다. 이 액수는 올 여름 중요 로펌들의 봉급인상에 앞서 측정된 것이긴 하지만 사상최고액인 2009년의 중간 연봉 13만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취업전망이 흐려지고 소득증가가 시원치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로스쿨 학생들의 빚은 눈덩이처럼 부풀어 올랐다. 2010년 로스쿨 졸업생의 1인당 평균 학자금 융자빚은 9만5,000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4년 이들의 1인당 평균 11만2,000달러로 치솟았다.
재정문제 전문가들은 “개중에는 20만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빚을 짊어진 졸업생들이 수두룩하다”며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졸업생들이 늘어나면서 고비용 저효율로 요약되는 로스쿨 학위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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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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