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정부의 책임 있는 치유 노력 동참 필요”
▶ 유족-도민 6천여명 서명...국제 컨퍼런스도 열려

워싱턴 DC 비콘 호텔에서 8일 제주 4.3 배상문제와 화해를 주제로 한 국제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제주 4·3사건의 해결과 비극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에 미국 정부의 책임 있는 동참을 요구하는 청원서가 미 의회에 제출됐다.
양윤경 제주 4·3희생자유족회장, 양성주 4.3유족회 사무처장, 고창훈 세계섬학회장, 양영수 천주교 제주교구 신부, 강호진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 등은 지난 9일 미 연방 상원을 방문, 4·3유족들과 제주도민 등 6,269명이 서명한 청원서를 제출했다.
양윤경 제주 4·3희생자유족회장은 “5만9,000명의 제주 4·3희생자 유가족들을 대신해 미국까지 오게 됐다”면서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을 제외한 가장 큰 희생자를 낸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이제는 미국정부가 화해의 관점에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청원서 제출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미 연방 의회를 방문해 제주 4.3사건에 미국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 바 있다.
제주 4.3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이듬해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등에서 군경과 서북청년단 등 우익단체원들에 의해 제주 도민들이 대규모로 희생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 한국은 미 군정 통치 하에 있었으며 하지 군정사령관의 강경 진압 결정이 많은 희생자를 초래한 한 원인이 됐다.
한편 청원서 제출에 앞서 8일에는 워싱턴 DC의 비콘 호텔에서 제주 4.3 배상문제와 화해를 주제로 한 국제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 허상수 제주섬학회 화해와 치유위원장을 비롯해 구니히코 요시다 홋카이도 대학 교수, 나츄 사이또 조지아 주립대 교수, 엘 브로피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 칼툰 워터하우스 인디애나대 교수, 호프 메이 중앙미시간대학 교수와 미국에 거주하는 4.3 유족, 언론인 팀 설록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제주 4.3을 다룬 교과서를 제작중인 뉴해이븐의 맥스 코만도, 크리스 브리난 교사도 참여해 4.3 관련 교과서 준비 내용 등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강우일 주교는 “화해를 통해 진실한 제주 4.3의 비극을 해결하고 아시아의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4,3은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닌 미국도 연관되어 있는 만큼 미국의 지도자들도 잊혀진 4.3사건에 대해 재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4.3문제에 대한 배상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구니히코 요시다 교수는 “비극적인 제주4.3에 대해 미국 역시 연관되어 있는 만큼 보편적인 인권의 관점에서 미국사회에서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칼툰 워터하우스 교수는 “미국 정부가 당시 무엇을 했는지 등에 대한 열린 방식의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4.3 당시 사회적 희생에 대한 미국정부의 조사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4.3 교과서 제작을 추진하고 있는 맥스 코만도 교사는 “9학년 세계 역사 시간 중 제노사이드의 이해라는 사례 연구의 일환으로 제주 4.3의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제노사이드 이후 어떻게 사회가 화해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을 가지고 레슨 11까지의 로드맵을 구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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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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