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 소형제품 앞 다퉈 출시…‘소비경제 전환’ 목표 차질
▶ 결혼은 계속 감소하고 이혼은 증가,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이 원인

금년 29세로 싱글로 살면서 인터넷 회사에서 일하는 우 징징은“사람들은 더 이상 결혼은 원치 않고 사랑에 기초한 관계를 원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홍콩> 리우 젠청은 25살에 결혼했다. 그리고는 딸의 출생과 집, 가구, 장난감 등 가정생활의 일상적인 패턴이 뒤따랐다. 하지만 그녀의 딸 송 종페이(28)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송은 베이징에서 두 명의 룸메이트와 아파트를 나눠 쓰고 있다. 그녀는 재정과 커리어에 집중하고 있다. 당장은 결혼을 하거나 엄마가 될 생각이 없다. 송은 “지금 단계에서는 개인적 발전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고 말했다.
결혼을 하는 중국의 젊은이들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는 중국의 경제와 사회에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결혼 감소는 신생아 감소를 뜻하며 주택과 가전제품 등 가족 관련 지출의 하락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지출은 중국 경제 성장에 필수적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런 싱글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귀금속 업체들은 결혼하지 않은 커플들을 위한 저가의 보석류를 내놓고 있다. 한 가전업체는 싱글족들을 위한 소형 밥솥을 출시했다. 나중에 아이를 갖기 원하는 중국여성들의 난자를 냉동보관해 주겠다고 광고하는 외국기업들도 있다. 중국에서는 이것이 금지돼 있다.
중국의 고령화와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의 여파로 인한 결혼 감소에도 긍정적 측면은 있다. 이런 추세는 고등교육을 받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것이다. 경제학과 인구학, 사회학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커리어를 쌓고 재정적 자립을 이루기 위해 결혼을 늦추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결혼은 안정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보지 않는 강력한 여성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대학의 장 시아오보 교수는 “이들은 고등교육을 받았고 봉급이 많은 일자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결혼해야할 금전적 인센티브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정부는 관영미디어들을 통해 “너무 완벽한 상대를 기다리지 말라”며 계속해 결혼장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 변화와 달라진 사회적 관습으로 이런 호소는 잘 먹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00만 중국 커플이 결혼신고를 했다. 이는 2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같은 추세로 바라봐야 할 이혼의 경우는 380만 쌍에 달해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결혼감소 현상의 상당 부분 이유는 중국의 한 자녀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35년 간 시행돼 오다 지난 1월 폐지된 이 정책으로 중국의 출산율은 크게 떨어졌다. 그 결과 결혼층이라 할 수 있는 20~29세 사이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년 전과 비교할 때 크게 떨어졌다. 그리고 중국가정들의 남아선호로 남초 현상이 일어나면서 결혼률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들은 아주 오랫동안 지속돼 온 가정의 개념을 시험하고 있다. 중매결혼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 결혼에 깊이 개입한다. 결혼상대를 살피고 명절에 집을 찾은 자녀들에게 결혼을 닦달하기도 한다. 송의 엄마인 리우는 딸이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야 한다며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추세는 양날의 칼이라 할 수 있다. 싱글들은 집을 덜 사며 아이도 적고 그러면 장난감 등 물품 구입도 기혼자들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추세는 수출과 정부 프로젝트에 의존해 온 중국경제를 미국식 소비자 경제로 바꾸려는 중국정부 계획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또 이런 추세는 중국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돈을 은행에 예치하거나 침대 밑에 숨기도록 만들 수도 있다. 미래의 신랑 가정들은 나중에 결혼한 자녀에게 재정적 안정을 주기 위해 오랫동안 열심히 저축한다. 신부를 찾기 힘들어질수록 더욱 그렇다고 베이징 대학 장 교수는 말했다.
중국 여성들과 남성들 간에는 여전히 깊은 임금 및 고용 격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중국 대학 졸업생 가운데 여성이 절반을 넘어 섰다. 10년 전에는 그 비율이 46%였다. 대학원의 절반가량도 여성이다.
항저우 출신으로 창업기업에서 일하며 경제학 박사학위를 공부하고 있는 금년 30세의 쳉 구핑도 그런 여성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녀는 최근 남자친구와 헤어진 이유로 자신의 직업적, 교육적 목표를 들었다. 쳉은 서로 잘 맞는 상대를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또래 남성들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거나 책임감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무언가를 하려할 때, 가령 어디를 가거나 무엇을 먹으려 할 때 그들의 의사를 물어보면 그저 귀여운 얼굴로 ‘당신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말한다. 마치 아들을 키우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은 이런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 귀금속 업계는 결혼이 줄면서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업체들은 주머니 사정이 좋지 못한 데이트 커플들을 겨냥한 염가의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홍콩에 소재한 보석체인의 대표인 애니 야우는 “결혼은 하지 못한다 해도 젊은이들은 곁에 있을 누군가가 필요하고 여전히 사랑을 원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에이전트인 지아지아는 싱글족들을 겨냥한 보다 저렴한 매물들을 판매할 게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가전업체인 미데아는 소형 밥솥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싱글들이 더운밥을 만들어 먹고 남는 것은 냉장고에 넣어 두지 않아도 되도록 말이다. 미데아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중국의 가정구조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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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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