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욕주 헴프스테드 현장 분위기
▶ 토론장소 호프스트라 대학 취재전쟁

26일 뉴욕주 호프스트라 대학의 2016 대선 첫 후보토론장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딸 첼시(왼쪽)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객석에 앉아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객석에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왼쪽부터)와 장녀 이반카,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가 나란히 앉아 대선 후보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26일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간의 첫 맞짱 TV토론을 서너 시간 앞둔 뉴욕 주 헴프스테드의 모습은 ‘삼엄한 경비에 축제 분위기’였다. 토론을 6시간 앞둔 이날 오후 3시 취재진이 찾은 헴프스테드는 섭씨 23도의 화창한 날씨 속에 긴장과 축제 분위기가 교차했다.
TV토론 개최 장소인 호프스트라 대학으로 통하는 고속도로 ‘헴프스테드 베스페이지 턴파이크’는 2마일전부터 진·출입로가 폐쇄됐고 호프스트라 대학 캠퍼스 외곽에는 2.4m 높이의 철제 펜스가 쳐졌다.
상공에는 헬기까지 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 ‘헴프스테드 베스페이지 턴파이크’와 캘리포니아 애비뉴가 만나는 지점에는 클린턴과 트럼프를 반대하는 일부 시위대와 함께 이들이 든 ‘트럼프 반대’, ‘힐러리를 감옥으로’ 등의 플래카드와 손팻말 등이 눈에 띄었다.
민주, 공화 양당의 후보가 이미 확정된 데다가 제한된 구역에서만 시위를 허용한 탓인지 이전의 7월 말 양당 전당대회 때 만큼의 대규모 시위대는 목격되지 않았다.
삼엄한 분위기의 외곽과 달리 호프스트라 대학 내 교정에선 축제 분위기가 느껴졌다.
CNN, NBC, C-SPAN 등 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야외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세기의 토론’을 앞둔 현장 분위기와 주요 패널들의 분석을 실시간으로 전달했고, 특히 CNN 방송은 “이번 토론이 지구 상 최대 정치쇼가 될 것이다. 미국 현대 정치 역사상 가장 결정적이고 기대되는 순간”이라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야외 스튜디오 주변에선 클린턴과 트럼프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슬로건이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연호했다.
때마침 흑인민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손드라 앤 데이비드 S. 맥 학생회관’앞에 등장하자 클린턴 지지자들은 잭슨 목사와 힐러리의 얼굴이 크게 새겨진 둥그런 ‘손카드’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취재진을 반기는 이 대학 교직원과 대학생들도 다소 들뜬 분위기 속에서 3번 연속 TV토론을 개최하는 데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호프스트라 대학은 2008년과 2012년에 이어 이번에도 TV토론을 주관하는 영광을 얻었다. 애초 토론회 주최 대학으로 선정된 오하이오 주 라이트 주립대학이 테러 우려와 비용 문제 등 복합적인 이유로 토론회 개최를 갑자기 철회하면서 그 기회가 호프스트라 대학에 찾아온 것이다.
신원 조회를 하는 입구 임시 검문소에서 TV 토론장까지 ‘셔틀 카트’ 자원봉사를 하는 중년의 한 남성은 “이 대학에서 20년 동안 재직했는데 이번에 또 토론기회를 얻게 된데 대해 무한한 영광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과 양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날 밤 TV토론 자체에 대한 기대와 흥분감이 묻어났다.
곧 60세가 된다고 밝힌 리엄 코민스키는 “옛 소련 시절인 37년 전 미국에 건너와 이곳 헴프스테드에만 20년을 살았다”면서 “토론에 대한 기대는 특별히 지지하는 후보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클린턴이 오늘 토론을 잘할 것으로 본다”면서 “오늘 토론을 지켜보고 누구를 지지할지 마음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나이와 이름을 30세, 클리프라고만 밝힌 우버 기사는 “이곳에서 태어나 자랐다”면서 “예전에는 트럼프를 좋아했지만, 그가 대선에 나와 계속 말도 안 되는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나를 클린턴을 지지한다. 트럼프가 되면 암흑시대가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지자자로 프레스센터에서 안내 자원봉사를 하는 1학년생 티모시 그리프는 “트럼프가 내세우는 경제·재정공약을 좋아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클린턴보다 트럼프가 훨씬 낫다”고 역설했다.
미 대선토론위원회에 소속돼 현장 통신 관련 자원봉사를 하는 하워드 카우프만은 “우리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번 11월에 누가 당선되더라도 단순히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신경 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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