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 오브 호프(행장 케빈 김)가 본격적인 중복 지점 통폐합에 돌입하면서 한인은행권은 감원 규모가 얼마나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신규 채용을 자제해 왔다는 은행 측은 인력 재배치, 신규 부서 활용, 기존 지점 변신 등을 통해 은행을 떠나는 직원 숫자를 최소화할 방침이지만 시차를 두고 벌어질 일정 수준의 감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뱅크 오브 호프가 올 연말까지 완료할 1차 지점 통폐합의 대상은 12개 지점으로 이곳에서 근무 중인 직원 숫자는 대략 70~80명 정도로 추산된다. 당장 LA 한인타운에 위치하며 연말까지 인근 지점으로 합쳐지는 시티센터 온 식스, 올림픽-알바라도, 윌셔-아드모어 등의 지점들은 모두 중형 점포로 상주하는 직원 숫자가 각각 6~7명 선이다.

여기에 은행 측은 내년 상반기 2차지점 통폐합을 실시한다. 폐쇄할 지점들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지만 은행안팎에서는 LA 다운타운과 한인타운등 남가주 밀집지역과 뉴욕의 퀸즈등지에서 추가 정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을 발표하며 1마일 이내 중복되는 지점이 23개라고 발표했지만 이후 감독당국에 보고하기는 19개로 줄었다. 올해 12개를 정리한 뒤 내년 상반기에는 최대 7개가량을 줄일 것으로 예측된다. 즉, 모두 19개 지점을 폐쇄한다고 가정하면 지점에서만 110~130명 정도가 감원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 측은 인위적인 감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측 관계자는“ 합병이 발표된 뒤 두 은행 모두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충원하지 않았다”며 “폐쇄되는 지점의 직원들은 거의 통합 지점으로 옮겨지거나 본부로 흡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구 BBCN과 윌셔의 직원 숫자는 각각 941명과 589명, 합계 1,530명으로 최대를 기록한뒤 꾸준히 감소해 올 2분기 현재 918명과 549명, 합계 1,467명으로 63명가량 줄었다. 여기에 더해 3분기 현재도 타 은행으로 떠난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 지점 관계자도 “출범을 전후해서 몇몇 직원들이 다른 은행으로 옮기는 바람에 공백이 생겼지만 충원되지 않았다”며 “본부에서 연말까지타 지점에서 근무해온 직원들을 보내준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본부에 새로 생길 부서와 기존 지점의 확대 등으로 인력이 필요한 처지다. 실제 뱅크 오브 호프는 연말까지 지점을 정리하는 동시에 남가주의 2개, 뉴욕/뉴저지의 1개 지점을 기업 금융을 전담으로 하는 대형지점으로 탈바꿈할 방침이다. 은행고위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1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감독 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등 강화된 컴플라이언스를 담당할 신규 부서 등에서도 인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이 밝힌대로 1차 지점통폐합에 210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그 5배인 연간 1,100만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임대료 이외에 아낄 수 있는 인건비로서일정 수준의 감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인은행 관계자는 “지점 직원들의 다른 지점으로 수평이동은 그 규모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본부로 흡수되는 것은 일종의 수직이동으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것”며 “시차를 두고 보이지 않게 이뤄지는 감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