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밤 뉴욕에서 열린 대통령 선거를 위한 후보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세기의 토론’으로 관심을 끈 대선후보 1차 TV토론을 두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의 ‘판정승’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우세한 가운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토론전문가 평가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27일 CNN방송에 따르면 서던일리노이 대학 토드 그레엄 토론코치가 두 후보의 1차 TV토론 내용을 놓고 클린턴에는 ‘B’, 트럼프에는 ‘F’ 점수를 줬다.
전미토론대회에서 세 차례 ‘올해의 코치’로 선정된 그는 ‘논점과 논리’와 ‘개성•유머•몸짓’의 두 부분으로 나눠 클린턴과 트럼프의 토론을 평가했다.
그는 우선 ‘논점•논리’ 측면에서 클린턴이 트럼프의 납세내역 미공개와 관련해 ▲트럼프가 말한 만큼 부자가 아니거나 ▲말한 만큼 기부를 하지 않았거나 ▲은행에 빚이 많거나 ▲소득세를 내지 않았거나 라는 식으로 4가지 추론을 제시한 것을 호평하며 ‘A-’를 줬다.
반면 트럼프에 대해선 “어디서부터 평가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F’ 점수를 매겼다. “트럼프는 그냥 횡설수설 했다. 토론 심사원들은 이런 경우를 ‘망친 토론’이라고 부른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치적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좋게 보이게 하려고 경제를 돕는다’, ‘불심검문을 강화하면 범죄가 감소한다’는 등의 주장을 사례로 꼽으며 “주장이나 결론에 아무런 논거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레엄 코치는 ‘개성•유머•몸짓’ 측면에서는 힐러리가 다소 경직돼 있었다고 총평하며 ‘B-’를 줬다. 트럼프가 자꾸 말을 끊을 때 한번쯤 “트럼프, 그만해요”라고 말했어야 했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스태미나가 부족하다고 몰아붙였을 때, 112개국 순방과 11시간 청문회 출석을 언급한 후 “트럼프는 나에게 스태미나에 대해 말할 수 있겠죠”라고 맞받아친 점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의 몸짓과 행동은 끔찍했다”며 낙제점보다도 더 낮다는 의미로 ‘F-’를 매겼다.
그레엄 코치는 “클린턴이 발언할 때, 트럼프는 그를 악마의 눈으로 노려보고 찡그렸으며, 코를 훌쩍이고 한숨을 내쉬었다”면서 “90분 내내 ‘그래, 저 여자를 방해하자’는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클린턴의 발언 도중에 “틀렸다”며 여러 차례 중얼거리듯 말한 것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비판받는 것을 정말로 참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1차 TV토론의 시청자가 8,000만 명을 웃돌며 역대 최고기록을 36년 만에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세기의 토론’으로 주목받으며 미국 내 시청자가 1억 명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미치지 못했다.
27일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인 닐슨이 잠정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모두 8,140만 명이 전날 클린턴과 트럼프의 1차 TV토론을 지켜봤다.
이는 역대 최고인 1980년 민주당의 지미 카터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의 1차 토론 시청자 8,060만 명을 상회한 것이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내달 9일과 19일, 2차와 3차 TV토론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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