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스파고‘유령계좌’사례 비슷 파장 주목
▶ 카드사, 고객 서명 없이 불법·편법 자행
카드회사들이 고객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크레딧 카드를 무단으로 발급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웰스파고의 ‘유령계좌’ 사태와 비슷한 양상이 예외 없이 크레딧 카드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금융정보사 SNL파이낸셜이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 말까지 1년6개월 동안 연방 소비자금융보호청(CFPB)에 접수된 크레딧카드 관련 민원 가운데 상위 10개 카드사를 상대로 제기된 크레딧카드 무단발급(unsilicited issuance)은 638건으로 나타났다. <도표 참조>
함께 조사한 계좌 오픈·폐쇄·관리와 대출 관련 민원보다는 적지만 무단발급이 포커스를 카드 발급 시 고객 본인의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로 타이트하게 적용한 점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규모다. 특히 카드 발급에 고객의 신청서 작성과 서명 등이 필수인 점까지 염두에 두고 본다면 심각한 불법과 편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CFPB에 접수된 소비자들의 민원 내용은 “분명히 데빗카드만 신청했는데 크레딧카드까지 발급됐다”, “신청서를 절반 가량 작성하고 폐기하라고 했는데 카드가 나왔다” “라인오브크레딧을 신청했더니 카드가 도착했다” “체킹계좌를 열었는데 카드가 따라왔다” “낮은 APR(연이자율) 카드를 갖고 있는데 자기들 마음대로 높은 APR 카드로 교체됐다” 등으로 다양했다.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된 카드사는 페이팔로 전체의 20%에 달하는 122건으로 조사됐다. 현재 라인오브크레딧인 ‘페이팔 크레딧’과 플라스틱 카드인 ‘페이팔 엑스트라스 매스터카드’로 영업 중인 페이팔은 불법 카드 영업으로 지난해 5월 1,000만달러의 벌금과 함께 손해를 본 소비자들에게 1,500만달러를 보상토록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해 5월 이후에도 페이팔을 상대로 접수된 민원이 줄지 않은 점이다. 실제 SNL파이낸셜의 조사 결과, 지난해 1~5월 접수된 페이팔을 겨냥한 무단발급 관련 민원은 월 5.8건이었지만 이후 올 6월까지 월별 통계를 뽑아본 결과도 똑같이 5.8건으로 줄지 않았다.
시티그룹과 체이스는 각각 크레딧카드 론이 1,000억달러를 넘기는 큰 규모에 비례해 각각 무단발급 관련 민원이 2위와 5위로 나타났다. 또 200만개가 넘는 유령계좌 파문으로 문제를 일으킨 웰스파고는 28건으로 7위를 차지했다.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카드사들은 일방적인 의견이 반영된, 시비를 가리기 힘든 민원일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실제 카드 사업 부문의 외형이 웰스파고에 비해 2배 이상 큰 뱅크 오브 아메리카지만 무단발급 관련 민원은 3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회사나 자체 카드를 발급하는 은행들은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직 CFPB 조사관인 트리스트램 울프 변호사는 “감독당국이 민원 내용을 기정사실화 하지는 않지만 이를 기본으로 조사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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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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