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나은 일자리·삶의 질 찾아 고학력 청년층 이민 증가”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탈리아 대학생[EPA=연합뉴스]
더 나은 기회와 일자리를 찾아 이탈리아를 등지는 고학력 청년층이 급증하며 이탈리아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이탈리아 주요 언론은 가톨릭기관인 이민재단의 '세계의 이탈리아인' 보고서를 인용, 작년 이탈리아를 떠난 이민자는 전년보다 6.2% 증가한 10만7천529명이며, 이 가운데 18∼34세의 청년층이 3만9천410명으로 전체의 36.7%를 차지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35∼49세가 25.8%, 18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20.0%로 절대다수의 이민자가 50세 미만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이민자는 전체의 6.2%에 불과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이런 현상을 '이탈리아 대탈출'이라고 지칭하며 심각한 청년 실업 현상으로 한창 일할 나이의 유능한 젊은 인력이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는 '두뇌유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 등은 과거의 이민 양상이 실업률이 높고 교육 수준이 떨어지는 남부 거주자들이 산업이 발달한 서유럽과 미국 등으로 이주하는 형태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은 북부에서 해외로 향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작년의 경우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북부 롬바르디아 주 출신 이민자가 2만88명으로 가장 많았고, 역시 북부에 있는 베네토 주 출신 이민자가 1만374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시칠리아 주(9천823명), 수도 로마가 위치한 라치오 주(8천436명) 순이었다.
이민자들의 행선지로는 독일(1만6천568명), 영국(1만6천503명), 스위스(1만1천441명), 프랑스(1만728명), 브라질(6천46명)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보고서를 내놓은 이민재단은 "가장 많이 이탈리아를 떠나고 있는 연령층은 '밀레니얼 세대'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평균 교육 수준이 높지만, 유례없는 청년 실업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세대"라고 설명했다.
이민재단은 "다수는 일자리를 찾아 떠나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상당수는 이탈리아에서 충분히 괜찮은 직장을 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대우와 더 높은 삶의 질을 찾아 고국을 떠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 정부에 따르면 엔지니어의 경우 이탈리아에서는 평균 3만8천500 유로(약 4천800만원)의 연봉을 받는 데 비해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평균 연봉이 4만8천500 유로(약 6천만원)에 달해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와 상당한 임금 격차를 보이는 실정이다.
또한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대학 교류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 등의 제도 덕택에 과거보다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취업할 기회가 좀 더 커진 것도 젊은 세대가 손쉽게 이민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재단은 풀이했다.
재단은 "자유로운 이동은 물론 중요하지만 한 방향으로만 이동이 이뤄지면 큰 손실"이라며 "재능과 기술 유출이 계속 이어진 채 복구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도 청년층의 이민 증가에 우려를 표명하며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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