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갤럭시 노트7 단종, 현대차는 결함 논란·파업 조선·해운 추락 이어… 두 기업 한국경제 비중 20~30%
▶ “이대론 안 된다”며 승부 걸고 재도약 전기 마련해야
한국을 대표하는‘빅2’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는 11일 배터리 발화 문제로 논란이 확산돼 온 갤럭시 노트7을 출시 53일 만에 단종시키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국·내외의 제품 결함 논란과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등의 이중 악재를 만났다. 두 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0% 수준에 이르고 있어서 수출 감소 등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한 차례 리콜을 시행하고도 배터리 발화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해 갤럭시 노트7 생산 중단에 이어 교환·판매 중지와 함께 단종을 선언했다. 첫 번째 리콜 이후 삼성전자는 결함 시정이 완료됐다면서 판매를 재개했지만, 배터리 발화 사례가 그치지 않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소비자들이 쏘나타의 엔진 결함을 이유로 제기한 집단소송과 관련해 2011~2014년 생산된 쏘나타에 대해 보상해주기로 합의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6월 생산된 싼타페 2,360대의 에어백 결함을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토교통부에 의해 고발돼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게다가 현대차는 노조 파업과 특근 거부 등으로 생산 차질 규모가 3조1,000억원(14만2,000대)을 넘고 있다.
두 기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삼성과 현대차의 매출액을 그룹 기준으로 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30% 이상을 차지하고, 삼성전자·현대차 매출만 보더라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9%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합하면 25%에 달한다.
조선·해운업이 동반 추락하고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도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빅2 제조업이 직면한 이번 악재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특히 전후방 효과가 큰 산업들이어서 두 기업의 위기는 1∼3차 협력업체 수천 곳에 연쇄 충격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8.2%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초순(1~10일) 수치이지만, 지난 8월 반짝 반등한 이후 9월 -5.9%를 기록하는 등 다시 흐름이 악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승용차가 10월 들어 51.9%나 줄어들었으며, 무선통신기기는 3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의 파문은 주력제품의 안전에 관한 핵심 기술에 결함이 발생했고, 품질 불량문제가 불거진 뒤 신속하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신뢰에 상처를 입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두 회사는 치열하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해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용식 21세기 경제학 연구소장은 “해운·조선업이 이미 위기를 맞은데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품질 불량 등의 문제로 파문에 휩싸임으로써 한국 경제는 과거 외환위기 직전과 같은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 경제가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느냐, 아니면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놓인 셈”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 심각하게 ‘이대로 가면 죽는다’고 생각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는다면 한국 경제는 다시 도약할 수 있지만 혁신과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대충 넘기려 한다면 급전직하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소장은 두 기업의 위기극복 방안에 대해 “삼성은 고개를 숙이는 자세로 치열하게 연구해서 아이폰보다 기술적으로 분명히 더 나은 상품을 개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결함 논란은 미국 자동차 업계의 견제도 함께 작용한 것”이라며 “현대차도 기술 개발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는 한편 노사 협력방안도 찾아야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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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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