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정국 스타는 미셸 오바마
▶ 때로 강력하게 때로는 온화하게 국민들에 어필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이탈리아 총리 환영행사에서 버락 오바마(오른쪽부터) 대통령과 미셸 여사가 마테오 렌치 총리와 부인 아그네스 란디니 여사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올해 대선 정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새로운 정치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셸 여사는 논리적인 설득력과 감성적인 호소력을 겸비한 연설을 앞세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돕는 최고의 지원군이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잡는 최고의 저격수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클린턴 진영이 핵심 지역을 공략하는데 오바마 대통령보다는 미셸 여사를 내세울 정도다.
AP통신은 18일 미셸 여사가 스타군단으로 이루어진 클린턴 선거진영에서 가장 돋보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셸 여사는 남편인 오바마 대통령 못지않은 강력한 언어 구사력과 클린턴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따스함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셸 여사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시점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7월25일이었다.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장은 클린턴의 경선 상대였던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의 시위로 험악한 분위기였다. 이렇게 험악하던 분위기를 잠재운 건 미셸 여사였다.
미셸 여사는 클린턴이 8년 전 자신의 남편과 사활을 건 대결에서 패했을 때 화를 내거나 환멸에 빠지지 않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직이 자신의 개인적인 열망이나 실망보다 얼마나 더 중요한지를 몸소 보여준 사람이라면서 클린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한 “매일 아침 나는 노예들이 지은 집에서 일어나 내 딸들, 아름답고 지적인 젊은 흑인 여성 두 명이 백악관 잔디밭에서 개들과 노는 걸 본다”는 감성적인 연설로 미국인들의 정서를 흔들었다.
언론들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 날 최고의 연사는 미셸 여사였으며, 최고의 명연설이자 완벽한 홈런이었다고 극찬했다. 미셸 여사의 연설 이후 거친 파도와 같던 샌더스 지지자들의 흥분도 잔잔한 호수처럼 가라앉았다.
미셸 여사는 거친 입으로 유명한 트럼프를 잡는 저격수로도 유명하다. 2005년 녹음된 트럼프의 음담패설 파일이 공개된 직후 빗발처럼 쏟아진 숱한 공격들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미셸 여사의 발언이었다.
미셸 여사는 지난 13일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클린턴 지원유세에서 “온 몸이 떨렸다. 떨림이 멈추지를 않았다. 내 뼛속까지 충격을 주고 있다”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성폭행을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 후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 수준의 예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의 언행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지난 17일자 뉴욕타임스에는 ‘퍼스트레이디에게, 사랑을 담아’라는 제목의 편지가 실렸다. 나이지리아 출신 소설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와 미국 페미니스트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배우 겸 작가·연출가로 활동하는 라시다 존스, 퓰리처상을 받은 전기작가 존 미챔 등 4명은 공동명의로 된 이 편지를 통해 “미셸 여사의 지난 8년은 미국 역사의 방향을 조용하고, 대담하게 바꾸는데 기여했다”면서 감사를 전했다.
스타이넘은 “미셸 여사가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역사를 바꾸고 있다. 우아한 퍼스트레이디 역할뿐 아니라 역대 영부인이 하지 않은 공공 영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존스는 “미셸 여사는 현대 미국 여성을 구현한 인물이다. 그는 어머니이자 변호사, 강력한 웅변가다. 여자가 꼭 하나만을 선택하는 삶을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준 첫 번째 영부인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NBC 뉴스와 월스트릿저널이 공동으로 지난 10∼13일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미셸 여사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전체의 59%에 달했다. 부정적으로 본다는 25%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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