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 “분쟁시 중국과 미국 대치시키는 것은 무모한 행동, 필리핀에 불리”
▶ “확실한 영유권 원하는 中에도 곤란·장기적 도움 안 돼”

손 맞잡은 두테르테와 시진핑 [EPA=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파격적인 '격미친중(隔美親中)' 행보에 대해 언론들은 당장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상당한 위험이 수반되는 외교적 모험주의라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사설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은 필리핀의 근본적인 전략적 지형을 반전시키기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파도타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의 행보가 필리핀은 물론 더욱 광범위한 지역에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남중국해 문제와 같은 분쟁 사안에 있어 미국과 중국을 대치시키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면서 '거친 외교적 모험'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동은 미국이 일부 마찰에도 불구하고 결코 동맹인 필리핀을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만약 역내에서 미-중 긴장이 고조될 경우 이는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경제지원을 대가로 필리핀이 일시적으로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 입장에 동조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에도 아주 곤란한 행보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은 분쟁 도서에 대한 영토주권을 확실히 하기를 원하고 있는 만큼 두테르테 대통령의 일시적 유화적 발언이 장기적으로 중국을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필리핀은 중국이 영토주권에 대한 (필리핀측의) 양보를 지속적인 투자및 무역과 연계시키는 외교 역학의 희생양이 될 위험성이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기와 이미지를 급속히 저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나아가 두테르테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영토양보는 앞서 국제재판소의 판결에 배치되는 것으로 이는 역내 법적 통치를 저해하고 중국의 입장을 강화해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FT는 이어 필리핀의 태도 변화는 미국도 일부 책임이 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 중시 정책을 내세우면서도 실제 내용이 별로 없었으며 필리핀과 같은 동맹의 '충성심'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해 왔다고 지적했다.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22일 자)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중 행보를 자신의 최우선 시책인 개발과 성장에 필요한 자본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필리핀이 영토 분쟁 등에서 중국과 맞서면서 필리핀의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동맹인 미국은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동남아국들에게 내밀고 있는 경제적 유혹에 저항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결국 중국과 필리핀이 영토 문제에서 합의에 이르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설사 중국이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분쟁 도서에 대한 자국의 주권 인정을 대가로 필리핀의 어로권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필리핀 측으로서는 '모욕'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이며 필리핀이 다시금 자기 진영으로 복귀하면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경제전문 웹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더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통해 그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나 많은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친중 행보가 역내 필리핀의 위상 및 동맹과의 관계 약화, 그리고 중국에 대한 지렛대 상실 등 '경착륙'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 국내 위상은 오히려 약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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