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친 최태민목사부터 80~90년대 힘든시기 곁에서 밀착보좌 대선 때도 비선 가동
▶ 외교·안보·국가기밀까지 손대, 청와대 부속실장이 국정자료 배달
■ 최순실은 누구…
박근혜 대통령이 25일(이하 한국시간)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를 시인하고 대국민 사과까지 하면서 ‘비선 실세’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당사자인 최씨가 과연 어떤 인물인지, 박 대통령과의 관계는 과연 어떤 것이었는지 등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60세로, 최근 이름을 ‘최서원’으로 개명한 최씨는 박 대통령의 ‘정신적 멘토’로 알려진 고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이다. 학력은 1975년 단국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이어 이 대학원 영문학과를 수료학고 독일에서 유학을 한 것으로 돼 있다. 이후 서울 강남에서 유치원을 운영한 경력이 있다. 국정을 다루기에는 학식이나 경험을 갖춘 전문가가 아닌 일반 아마추어인 셈이다.
박 대통령과 최 목사의 관계는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대통령은 1974년 육영수 여사가 피살된 뒤 영부인 역할을 하게 됐는데, 당시 최 목사가 상심에 빠진 박 대통령에게 ‘위로편지’를 보내면서 급속하게 가까워졌다.
최 목사는 1975년 4월 대한구국선교단 총재를 맡고, 박 대통령이 명예총재를 맡기도 했다.
1994년 최 목사 사망 후 최순실씨는 항상 박 대통령 곁을 지켰다. 박 대통령보다 네 살이 어린 최씨는 박 대통령을 ‘언니’라 불렀다. 최씨는 육영재단 부설 유치원 원장을 지냈고, 1990년대에는 강남구 신사동에 몬테소리 교육으로 유명한 초이유치원을 열었다.
최씨는 정윤회씨와 결혼해 딸 정유라씨를 뒀으며 2014년 5월에 정씨와 이혼했다.
최씨는 박 대통령이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에도 박 대통령 곁을 떠나지 않았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유세 당시 흉기습격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는 최씨의 언니가 병실에서 박 대통령을 간호한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핵심 친박(친박근혜계)계 의원들조차 사석에서 최씨를 만나거나 제대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베일에 싸인 인물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때까지 공식 캠프 외에 ‘삼성동팀’ ‘논현동팀’ 등의 비선조직을 가동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 가운데 최씨가 삼성동팀의 몸통이라는 설도 있었다.
■ 국정개입 범위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논란에 휩싸인 최순실씨가 남북간 군사 극비정보를 보함한 외교·안보정보와 인사정보까지 보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씨의 PC에서 확보한 파일을 분석한 결과 최씨는 지난 2012년 대선 직후인 12월28일,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회동에서 논의될 내용을 사전에 받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회담이 시작된 건 오후 3시였으나 최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58분, 회담 시나리오를 미리 받아봤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나리오가 마지막으로 수정된 건 이보다 6시간쯤 이른 오전 4시56분으로 최순실이 빠르면 회담 10시간 전부터 어떤 내용들이 논의될지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최씨가 받은 ‘현안 말씀’이란 자료에는, 외교·안보분야에서 박 당선인이 해야 할 말들이 정리돼 있었다. 그 중 ‘지금 남북 간에 어떤 접촉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이 들어 있었다.
그 바로 아래에는 최근 군이 북한 국방위원회와 세 차례 비밀접촉을 했다는 정보도 적혀 있었다. 당선인으로서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전임자에게 남북관계의 실상을 인수인계해 달라는 요청으로 보이는 극비사항인 셈이다.
■ 최씨의 행적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통한 대통령 연설문 개입 사실을 시인한 것과 관련,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사실 최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라고 증언까지 나왔다.
그런 발언이 사실일 경우 과거 박관천 전 경정이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이라고 언급했던 것이 실제로 드러나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 전 총장은 “최씨는 주로 자신의 논현동 사무실에서 각계의 다양한 전문가를 만나 대통령의 향후 스케줄이나 국가적 정책사안을 논의했다”며 “최씨는 이런 모임을 주제별로 여러 개 운영했는데, 일종의 대통령을 위한 자문회의 성격이었다”고 비선실세 모임의 실체를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이 전 총장은 “최씨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항상 두께 30㎝가량의 ‘대통령 보고자료’가 놓여 있었다”며 “자료는 주로 청와대 수석들이 대통령한테 보고한 것들로 거의 매일 밤 청와대의 정호성 제1 부속실장이 사무실로 들고 왔다”고까지 밝혔다. 정호성 제1 부속실장은 소위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비서관 가운데 한 명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