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지지 연설한 영국독립당 대표 “英보수당-美공화당 관계 완전히 깨져”
▶ 英 메이 총리 과제에 브렉시트에다 미국과 특수관계도 얹혀져

테리사 메이 英 총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수십 년 이어져 온 영-미 '특수관계'가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0일 오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한 전화통화에서 "나와 우리 국가에 아주 많이 중요한 곳"이라며 메이 총리에게 "가능한 한 빨리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영국 총리실이 밝혔다.
하지만 일간 텔레그래프는 메이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한 전화통화는 이집트, 아일랜드, 멕시코, 이스라엘, 터키, 인도, 일본, 호주, 한국 등의 정상들에 이은 10번째 순위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직후 특수관계인 영국 총리에게 가장 먼저 전화통화를 한 전통과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측근들은 전화통화 순서는 무작위였다면서 각국 정상들과의 전화통화 계획표가 미리 짜여 있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메이-트럼프 전화통화가 늦게 이뤄진 것은 "의견을 교환할 시급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뒤늦은 전화통화는 메이 내각이 트럼프의 당선을 예견하지 못해 트럼프와 관계를 약화시켰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이에 따라 메이 내각이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과의 '특수관계'가 흔들리지 않게 하도록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과도대표를 트럼프와 연결하는 메신저로 삼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메이 내각에 트럼프 당선인 측과 친분이 있는 인사가 없는 까닭에 패러지로부터 조언을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이 트럼프 캠프 고위 관계자들과 대화를 추구하면서 패러지에게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반(反) 유럽연합·난민을 주창하는 영국독립당을 이끌었던 패라지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을 끌어낸 주역 중 한 명이다.
그는 미국 대선 유세 기간 미국으로 건너가 트럼프 유세 연단에 직접 올라서 트럼프 지지를 호소했던 인사다.
패러지 과도대표는 "미국과의 관계에 관해서라면 출발이 이전과 조금 다르다. 트럼프가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영국 정부에서 아무도 트럼프 캠프에 접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보수당과 미국 공화당 사이의 전통적인 관계는 완전히 망가졌다"고도 했다.

트럼프 유세장에 등장한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 과도대표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해 12월 내무장관 시절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에 "분열적이고,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영국 총리실 관리들은 트럼프 팀과 선이 닿은 이가 없다는 주장을 부인하면서 패러지를 메신저로 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총리실 관리들은 트럼프가 메이 총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트럼프는 전날 전화통화에서 메이 총리에게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나눴던 것과 같은 긴밀한 관계를 되살리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영국 ITV와 데일리메일 등이 보도했다.
영국 정부 입장에서 영-미 특수관계가 흔들리는 상황은 브렉시트를 이행하는 여정이 더욱 험난해지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지난해 영국 정부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먼저 참여를 발표하면서 미국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바 있다.
나아가 지난해 9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영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황금시대' 개막을 선언한 데 이어 메이 총리는 전날 양국 경제·금융대화 수석대표인 마카이 중국 부총리를 만나 황금시대를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하는 등 중국을 향한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품에 반(反)덤핑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해 중국과 무역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EPA=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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