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선희 “오랜 친구들 만날 것”…차기 트럼프 정부 동향 파악 목적인 듯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국장이 15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북한 당국이 미국 전문가들과의 첫 비공식 접촉에 나섰다.
이는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가늠해 보기 위한 탐색 차원의 접촉 시도로, 북한에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미국 측에서는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연구원이 각각 대표로 참석하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 두 사람 이외에 양측에서 누가 더 참석하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교도통신은 앞서 최 국장이 이날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스위스 제네바로 건너가 미국 전문가들과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경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 국장의 베이징공항 도착 모습을 포착한 교도통신은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최 국장이 제네바에서 미국의 연구원들과 비공식 대화를 갖고 북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측 복수의 소식통들은 "미국에서는 조엘 위트 등 38노스팀이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앞서 최 국장이 미국국 부국장 시절이던 2012년 8월에도 싱가포르에서 접촉한 바 있다.
북한 외무성 미국 부국장 및 북핵 6자회담 북한측 차석대표로 활동해 온 최 국장은 지난달 전임 미국 국장이던 한성렬 국장이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한 후 후임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 출신인 위트 연구원은 1990년대 초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국무부 북핵 특사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차관보의 선임보좌관으로 일한 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설립을 주도하는 등 과거 미국 정부에서 북한 정책을 담당했다.
북한이 미국의 북핵 전문가들과 접촉하는 것은 지난 8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해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북한전문가 조엘 위트(왼쪽)와 조지프 디토머스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은 아직 미 대선 결과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 국장은 베이징공항에서 차기 트럼프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 "정책이 어떨지가 기본이다"라고 말해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켜보는 자세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최 국장은 이번 제네바 접촉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회의에 참석해 오랜 친구들을 만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최 국장의 이번 제네바행은 차기 트럼프 정부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미치광이(maniac) 같다"는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강력한 대북제재를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햄버거를 먹으면서 핵 협상을 하겠다"며 대화론을 펴기도 했다.
그는 당선 이후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 등의 문제에서 한국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한과 미국은 미국 대선 이전인 지난달 21∼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비공식 대화를 갖고 차기 정부에서 다룰 대북 이슈를 논의했다.
당시 대화에는 북한 측에서는 한성렬 외무성 부상 및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미국에서는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 토니 남궁 전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한국학 연구소 부소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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