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는 한 개인보다 훨씬 커…매끄러운 정권이양에 최선 다할것”
▶ “불평등 해소 위해 세계화 ‘궤도 수정’ 필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차기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와 자신은 "더는 다를 수 없을 만큼 서로 다르다"고 말했다.
임기 마지막 해외 순방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 니아코스 재단에서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트럼프의 당선은 그리스와 미국에서 번성한 민주주의 가치를 새삼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표현·종교·언론의 자유, 사법부 독립, 삼권 분립과 함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한 지도자 선출을 민주주의 가치로 손꼽았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그러면서 "선거 이후 평화로운 권력 이양 과정에도 민주주의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내가 많은 부분에서 다른 관점을 갖고 있지만, 민주주의는 한 개인보다 훨씬 큰 것이기에 퇴임하는 대통령이 새로운 대통령을 환영하는 전통을 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끄러운 정권 이양이 가능하도록 최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며 "그것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불평등 해소를 위해 세계화에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세계화와 기술문명의 혜택이 좀 더 널리 공유되고, 그 부정적 측면은 해소될 수 있도록 세계화에 '궤도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궤도 수정을 함으로써 민주주의는 대중이 원하는 번영과 희망을 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미국 대선에서 반(反)이민과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것에 세계화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하며 "불평등을 줄이면 사람들이 서로를 덜 공격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어둠의 세력에 덜 이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화된 세상에서 물러서고 싶어하는 충동은 이해할만 하지만 우리는 퇴행하기 보다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커다란 진보를 가능케 해준 (상호)연결을 끊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지적하며 고립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199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어 17년 만에 그리스를 찾은 오바마 대통령은 도착 첫날인 전날에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해 유럽의 단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해외 순방은 그의 당초 바람처럼 힐러리 클린턴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으면 느긋한 고별 순방이 됐을 터이지만 나토의 효용에 의구심을 제기해온 트럼프 당선으로 유럽의 동맹국을 안심시켜야 하는 성격으로 변모했다.
그리스가 민주주의의 '요람'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 듯 연설 도중 "우리는 시민이지 노예가 아니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 등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경구를 인종한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난, 난민 위기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그리스인들에게도 위로와 감사를 전했다.
그는 "그리스인들이 수 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것은 세계를 감화시켰다"며 "그리스가 유럽의 난민 문제를 홀로 떠안을 수는 없는 만큼 이제 유럽과 전 세계가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다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강도 높은 긴축 정책으로 특히 청년층과 연금생활자 등 그리스 국민들이 고통받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리스 채무 경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며 국제 채권단과의 채무 감축 협상을 앞둔 그리스를 지원 사격했다.
한편, 이날 오전 파르테논 신전,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등 고대 그리스의 유적지를 방문한 그는 연설을 마친 뒤 두 번째 순방지인 독일로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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