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 파괴되면 양국관계 발전·협력은 불가능” 경고
▶ 관영 매체, 트럼프에 경고 “하나의 중국 흥정대상 아냐”

차이잉원(왼쪽부터), 트럼프, 시진핑[A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정부가 37년간 유지해 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다른 현안과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하나의 중국' 정책의 준수를 강력히 촉구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요구받고 "우리는 관련 보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중국의 주권, 영토 완정(完整·완전하게 갖춤)에 관한 문제이자 중국의 핵심 이익에 관한 문제"라면서 "이 원칙을 견지하는 것은 중미(미중) 간 관계발전의 정치적 기초이자 전제조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만약 이런 기초가 방해받거나 파괴된다면 중미 관계의 건강한 발전과 양국 간 주요 분야의 협력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겅 대변인은 "미국의 새 정부와 지도자들은 대만 문제가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과 중미 간 합의한 공동코뮈니케(공보)의 원칙을 준수하는 한편 대만 문제를 신중히 적절하게 처리함으로써 중미 관계의 큰 틀이 엄중하게 방해받거나 훼손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스스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준수하겠다고 한 약속을 철저히 지킬 것을 거듭 촉구하면서 "이런 전제조건이 방해받거나 훼손될 경우 양국관계의 건강하고 안정된 발전은 필연적으로 파괴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양국관계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전략적 의미가 크다"며 "양국과 양국민의 복지에 관계될 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과 국제사회의 평화·안정·발전·번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은 정부의 공식입장이 나오기 전부터 관영 매체와 관변학자를 동원해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맹비난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2일 '하나의 중국 원칙은 흥정할 수 없다는 점을 트럼프는 잘 듣길 바란다'는 제하의 사평(社評)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지난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이라는 카드로 중국을 협박해 경제이익을 갈취하는 의도가 점점 나타난다고 반발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차이잉원을 대만 대통령이라고 불렀을 때 미·중 관계의 근간인 '하나의 중국'을 자신의 근시안적 이익을 위한 카드로 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닉슨 전 대통령부터 이어져 왔으며 현재 중국이 아주 강해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트럼프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거래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변학자인 리하이둥(李海東)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도 트럼프 당선인을 미·중 관계에 대한 지식이 얕은 초보자라고 비난했다.
리 교수는 글로벌 타임스에 "트럼프는 외교 및 국제 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 초보자며 무역과 경제 분야를 제외한 민감하고 복잡한 현안들에 대해 무경험자"라면서 "그의 미중 관계, 특히 대만 문제에 관한 지식이 너무 얕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 같은 반발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무시할 경우 미중 관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근간이 흔들리는 데다 대만 문제를 협상 테이블로 올려놓을 경우 새로운 중대한 변수가 생겨 미중 관계가 더욱 복잡하게 꼬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만, 무역 문제를 포함해 다른 사안들과 관련한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왜 우리가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우리는 중국의 통화 평가절하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남중국해 대형 요새(인공섬) 건설로 피해를 보고 있는데 중국은 이런 것들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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