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말 합법적 첫 ‘세 부모 아이’ 태어날 듯
▶ 법규 없는 멕시코에선 지난 9월에 이미 탄생
영국 보건당국이 15일 세계 최초로 이른바 '세 부모 아이' 시술을 승인했다.
영국 인간수정·배아관리국(HFEA)은 의료진이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이른바 '세 부모 체외수정'을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앞서 영국 하원은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여성 2명의 난자 핵과 세포질을 결합한 변형 난자를 체외수정에 사용하는 '세 부모 체외수정 허용법'을 통과시켰다.
영국 이외 국가에선 인간의 난자나 배아를 자궁에 주입하기 전에 변형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세 부모 체외수정은 미토콘드리아 DNA 결함을 지닌 여성의 난자로부터 핵만 빼내 다른 여성의 핵을 제거한 정상 난자에 주입함으로써 유전 질환의 대물림을 막는 방법이다.
세포핵 바깥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세포핵과는 별도의 독자적인 DNA를 갖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세포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기능뿐이며 외모나 성격 등 인간의 특징을 지정하는 유전정보는 모두 세포핵 DNA에 포함돼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전체 유전자 DNA의 1%도 안 된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로부터만 자녀에게 유전되는데 변이된 미토콘드리아 DNA는 근이영양증, 간질, 심장병, 정신지체, 치매, 비만, 암 등 150여 가지 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막기 위해 세 부모 제외수정은 미토콘드리아 DNA 결함을 지닌 여성의 난자로부터 핵만 빼내 미토콘드리아가 정상인 다른 여성의 핵을 제거한 난자에 주입한 뒤 정자와 수정시키는 것이다.
어머니의 난자를 조작해 아버지의 정자와 체외수정시켜 태어난 아이는 생물학적 부모가 3명이 된다는 점에서 윤리성 논란을 촉발했다.
HFEA 샐리 체셔 국장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결정"이라며 "생명을 위협하는 미토콘드리아 질환이 있는 아이를 가질 위험이 매우 큰 부모들이 건강하고, 유전적으로 연결된 아이를 곧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신중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독립 패널위원회는 지난달 "질환의 유전이 사망 또는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도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 등 특정한 조건 아래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승인된 세 부모 체외수정은 내년 초 영국 중부 뉴캐슬대학의 웰컴미토콘드리아연구센터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시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더그 턴벌 센터장은 "뉴캐슬에서 한해 많게는 25명에게 시술을 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초 합법적 '세 부모 아이'가 이르면 내년 말쯤 태어날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가톨릭 교회는 인간 배아의 파괴를 뜻한다면서 세 부모 체외수정에 반대하고 있고, 영국성공회도 윤리적 우려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인간유전자경보그룹의 데이비드 킹 대표는 "이번 결정은 (유전자 변형) '맞춤아기'의 문을 열 것"이라며 "미토콘드리아 대체는 유전자 변형 아이를 거부할 논리적 근거가 사라진다는 뜻"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미국 연구진은 지난 9월 의학저널 '임신과 불임' 저널을 통해 '세 부모 아이'가 세계 최초로 멕시코에서 태어났다고 발표했다.
기술적 문제와 윤리 논란 때문에 미국에서는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 시술이 멕시코에서 이뤄졌다.
멕시코는 이와 관련한 규정 자체가 없는 곳이다. 세계에서 '세 부모 체외수정법'이 법적으로 허용된 국가는 영국이 유일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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