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스모그 대란 일주일, 베이징 비롯 대도시 적색경보 지속, 화력발전소 가동제한 산업 타격
▶ 항공편 취소·수업까지 온라인으로

스모그 적색경보가 발령된 중국 베이징의 고층 건물들이 뿌연 스모그에 가려진 가운데 한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중국 대륙이 극심한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다. 벌써 일주일 째 베이징을 포함한 동북 지역 전역이 곳에 따라 한 치 앞도 보기 힘든 스모그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겨울철 석탄 난방 급증에 차량 배기가스까지 겹쳐 ‘스모그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스모그 건강 위험 수준중국은 베이징을 포함한 수도권은 물론 선양, 랴오닝 등을 비롯해 지린성과 헤이룽장 성에 이르기까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심각한 수준의 스모그로 덮였다. 이 때문에 선양에선 지난 19일부터 사흘째 스모그 경보 최고등급인 적색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중국 동북지방을 덮은 스모그는 그동안 자동차 매연과 공장 배출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 누적된 상황에서 지난달부터 겨울 난방이 본격화해 이를 위한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 급증으로 인해 야기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 시민은 “길거리를 걷다 보면 코를 자극하는 타는 냄새를 도처에서 맡을 수 있다”며 “스모그로 인해 불과 수백m 앞 건물도 흐릿하게 윤곽만 알아볼 정도”라고 말했다.
현지 당국도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 석탄을 연료로 쓰는 화력발전소 발전량 감소를 지시하는 한편 일선 산업현장에 환경감독 직원들을 파견해 오염물질 저감 상황을 확인하는 등 대책을 시행 중이다. 수확을 끝낸 농촌 들판에선 볏짚 등 소각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스모그는 사라지지 않고,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발생하고 있다.
베이징을 포함해 수도권 일대도 일주일 이상 짙은 농도의 스모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베이징 동남부, 톈진, 허베이성 중남부, 산둥 서부, 허난 북부 등의 도로 가시거리는 200m에 불과했고, 심지어 가시거리가 50m인 곳도 있었다.
■발전소 가동 중단, 택배 대란까지중국 정부는 수도권과 북부 지역을 엄습한 최악의 스모그에 대처하기 위해 발전소 가동을 줄이는 등 극약 처방을 동원하고 나섰고, 이에 따라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의 기간 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산둥성 쩌우청시는 스모그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로 상황이 심각해지자 석탄으로 가동되는 화력 발전소 7곳에 발전량을 3분의 2까지 줄이라고 최근 지시했다.
화력발전소 가동까지 축소됐다는 것은 사실상 일선 산업 현장이 거의 멈춰 선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공장 등 일선 기업들의 가동 정지에도 스모그가 잡히지 않을 경우 발전소 가동률을 줄이는 조치가 나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제조업체인 베이징 옌징맥주 공장들과 산둥 제지 공장 또한 생산량을 60%까지 줄이라는 긴급 명령을 받았다.
가시거리가 200m도 안 되는 최악의 스모그로 항공기 연착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서우두 공항은 지난 19일 오후 10시부터 20일 오전 3시30분까지 극심한 스모그로 인해 256편이 취소되고 273편이 연착됐으며 이 여파는 종일 지속됐다.
베이징시는 적색경보 발령에 따라 최근 차량 ‘홀짝제’를 도입한 뒤 단속에 나선 결과 최소 8만5,000여건의 위반 사례를 적발해 벌금 처분했다. 베이징시는 현재 3,000곳 이상의 건설 현장도 잠정 폐쇄한 상태다.
베이징 시내를 통하는 고속도로와 ‘6환’ 도로도 폐쇄됐으며 톈진, 허베이성, 산둥성, 톈진 등의 고속도로도 최소 10시간 이상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연말 샤핑 시즌의 택배가 제대로 배달되지 못하는 택배 대란도 일어나고 있다.
■휴교령, 온라인 수업도 등장최악의 스모그가 덮치자 온라인 생중계 수업을 하는 학교들까지 등장했다. 학생들이 등교하기 어려울 만큼 스모그가 심해지자 교육 당국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처방이다.
21일 환구망에 따르면 베이징시 교육 당국은 지난 16일 오후 8시부터 스모그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가 발령되자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휴교령을 내렸으며 중·고등학교는 탄력 수업을 받도록 했다.
이번 스모그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의 10배에 달하는 데다 PM2.5(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가 측정 최대 가능 수치인 500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베이징 제2중학교의 빈 교실에서 교사들이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수업을 진행했다. 이날 20여명의 교사가 사이버 강의에 참여했으며 학생들은 집에서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 강의를 들었다.
베이징시 교육 당국은 향후 스모그가 심해질 경우 이와 같은 온라인 생중계 수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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