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 대선주자 여론조사 결과 받아든 여야 잠룡 ‘희비교차’
▶ 文측 “정치권에 대한 국민 요구 드러나”…潘측 “선거 앞두고 요동칠 수도”
李측, 두 자릿수 지속 평가…安측, 측근 원내대표 낙선에 이어 겹악재

새해 첫 일정으로 광주 무등산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일 오전 등반을 마치고 광주 동구 운림동 문빈정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새해 벽두 '지지율 성적표'를 받아든 여야 대권주자들의 표정에 희비가 엇갈린다.
선두 자리에 올라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자신감에 찼고, 오차범위 내에서 2위를 달리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은 역전의 기대감을 내보이고 있다. 3위인 이재명 성남시장도 두 자릿수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은 예상 밖으로 지지부진한 지지율 앞에서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연합뉴스·KBS가 지난달 28~29일 전국 성인 남녀 2천2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신뢰 수준은 95%에 ±2.2%포인트)에서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1.6%가 가장 선호하는 대통령 후보로 문 전 대표를 꼽았고, 2위는 반기문(17.2%) 전 총장이었다.
그 다음은 민주당 소속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11.4%로 3위에 올랐고, 안철수 전 공동대표, 안희정 충남지사가 나란히 4.6%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3.4%), 박원순 서울시장(3.1%),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2.1%), 개혁보수신당 소속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1.8%)과 유승민 의원(1.7%) 등이 뒤를 따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단독으로 선두를 달리는 구도가 확인된 데 대해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특히 야권 주자들은 물론 여권의 대항마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양자·3자 대결 등에서 모두 우위를 점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30일 유엔본부를 떠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정치권에 뭘 요구하는지가 드러났다"며 "문 전 대표가 계속 사회대개혁과 적폐청산을 강조하고 외교·안보 분야 등에서 대안 제시를 한 것이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반 전 총장 측은 아직 국내 무대에 공식 데뷔하기 전이라 반응이 조심스럽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아직 미국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국내 여론조사 수치에 일일이 반응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정치지형이 요동치면 기존 여론조사는 의미가 없게 되는 전례가 많았다"며 반 전 총장이 문 전 대표에게 '현재의 스코어'로는 뒤지지만, 언제든 역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탄핵국면이 마무리되면서 파죽의 상승세가 꺾였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지지율이 지속하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약간의 조정기를 거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면서도 "탄핵국면이 끝났음에도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율이 계속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대한민국과 기성질서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 여망이 여전히 의미 있게 작동한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측은 좀체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다소 침체한 분위기다. 안 전 대표의 '정치적 동지'인 김성식 의원의 원내대표 낙선에 지지율 부진까지 겹치며 의기소침한 기류가 엿보인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레드오션'인 호남에서는 어느정도 빠지더라도 무주공산 격인 부산·경남(PK)·대구·경북(TK)에서 올라와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라며 "현재로서는 정면돌파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박원순 서울시장 측 분위기도 밝지 않다. 박 시장이 이날 사실상 출마선언을 했음에도 한 자릿수 초반대로 내려앉은 지지율에 대한 고민이 깊어 보인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전에도 이런 결과가 있긴 했지만 좀 많이 저조한 편"이라고 인정한 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때 누가 가장 잘할 수 있느냐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은 아직 본선이 시작되지 않아 성급히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본격적인 대선정국에서 인물과 정책과 비전이 평가되기 보다는 촛불·탄핵정국에서 네임밸류 부분이 반영된 결과"라며 "현재 양자·3자 구도에서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희희낙락할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측은 현 위치를 고려해 공식적인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 심판이 내려지는 시점에 맞춰 황 권한대행이 보수진영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된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데도 오세훈, 유승민 등 개혁보수신당 대권 주자들보다 지지율이 높은 점으로 미뤄 충분히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 지지율과는 별개로 개헌 찬성 여론이 높게 나온 데 대해 여야의 개헌파들은 고무된 분위기다. 연합뉴스·KBS 여론조사에서 개헌 찬성은 65.4%로 개헌 반대(28.2%)의 두 배를 웃돌았다.
반 전 총장 측에선 정치권 개헌론의 중심에 반 전 총장이 서 있다고 자평하면서 내심 개헌에 대한 높은 찬성론이 반 전 총장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개헌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측도 "촛불 민심이 이제 제도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권력분산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결선투표제의 필요충분조건-민의와 정의의 길찾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개헌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온 문 전 대표 측의 김경수 의원은 "정치권만의 개헌은 안 되고 사회대개혁과 적폐청산 등 요구를 다 담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여전히 소극적 반응을 보였다.
이번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대통령 도서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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