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오는 대통령, 러시아, 대선 개입 공식인정·비즈니스는 두아들에게
▶ 멕시코 국경장벽 강행, 해외 생산 제약업체들 비난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부터) 대통령 당선자가 11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 및 자녀들과 함께 대선 승리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경영권 승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는 20일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해 백악관에 입성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지난해 11월8일 대선 이후 처음이자 이전 기자회견 후 6개월여만인 11일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억만장자 부동산 재벌 출신의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사업체 등을 모두 아들들에게 넘기고 재산 신탁 계획을 밝히는 등 세계 최강국 지도자이자 군 통수권자 자리를 맡을 준비가 됐음을 알렸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 내내 민감한 질문들에 대해 매우 공격적 자세로 임하면서 CNN 등 일부 언론사 기자들의 질문을 막고 쏘아 부치는 등 막말 기행 논란이 일었던 대선 후보 당시의 모습을 여전히 보여줬다.
■러시아 해킹 대선 개입 인정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킹을 통한 러시아의 대선 개입 사실을 공식으로 인정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이같이 명확히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러시아가 미국을 해킹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완전히 해킹에 무방비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푸틴은 해킹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개입을 시사한 뒤 “푸틴은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자는 러시아의 사이버공격에 맞선 강력한 대응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으며, 자신과 관련 있는 누군가가 선거 기간에 러시아와 접촉했는지에 대해서도 대답하지 않았다.
아울러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사이버공격에 맞서 도입한 제재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없앨 것인지에 대한 답변도 거부했다.
러시아가 공화당에 대해 해킹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러시아가 공화당전국위원회를 해킹했다면 힐러리에게 했던 것처럼 그것도 공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미국을 이끌게 되면 러시아는 어느 때보다 미국을 더 존중하게 될 것이다. 중국, 멕시코, 일본 등도 우리를 훨씬 더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푸틴과 잘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그러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많다”고 밝혔다.
■경영승계 공식화
트럼프 당선자는 이와 함께 자신의 사업과 대통령직 수행 간의 이해충돌 소지를 없애기 위해 사업을 두 아들에게 맡긴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여기 있는 내 두 아들, 도널드와 에릭이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면서 “두 아들이 아주 전문적인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것이고, 나와는 회사 운영문제를 상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완벽하고 완전하게 아들에게 넘기는 서류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그룹 경영승계를 공식화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은 그의 변호사는 트럼프 당선자가 자신의 재산을 신탁에 맡기고 회사 통제권을 두 아들과 그의 오랜 지인이자 중역 한 명에게 맡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자가 지시한 신탁합의는 새로운 사업거래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면서 “트럼프 당선자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기간 새로운 외국 거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트럼프그룹이 사업거래를 하기 전 이해충돌 여부를 판단해 거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윤리 고문’을 두도록 트럼프 당선자에게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언론에도 발끈
이날 트럼프 당선자의 기자회견에 앞서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자, 의회 지도부에게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을 다룬 기밀해제 보고서를 브리핑하면서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자의 약점을 잡았다는 내용의 자료도 첨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루머가 확산돼 논란이 됐다.
이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트럼프 당선자를 곤혹스럽게 할 목적으로 그의 사생활과 재정 상태 자료를 은밀히 모았다는 ‘미확인’ 의혹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회견에서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자의 사생활과 관련한 외설적인 자료를 갖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보당국이 이를 트럼프 당선자에게 보고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이 없다. 가짜 뉴스다”라면서 “나의 반대자들이, 역겨운 사람들이 가짜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CNN 기자의 질문을 차단하면서 “당신도 가짜다”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당선자는 앞서 트위터에서도 “러시아가 나에게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려 한 것이 없다. 가짜 뉴스,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미국 정보당국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정보당국의 업무가 미국의 이해에 “중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비밀 브리핑을 했다는 사실이 흘러나간 데 대해 “나치 독일 시절에도 없었던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가짜 정보, 위조된 정보는 절대 일반인에게 알려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케어 폐지, 국경 강조
트럼프 당선자는 민간 기업이 외국에서 생산을 확대하는 계획을 변경하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제약업체들을 겨냥해 “미국인에게 약을 팔면서, 생산은 미국에서 하지 않는다. 자기 마음대로 다 한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 2주일 이내에 공석중인 대법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하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바이에 있는 부동산 개발업자 친구로부터 20억 달러의 거래를 제안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제안을 거절했다. 거절하지 말았어야 한다. 이해가 상충될 게 없다”고 말했다.
납세 내용을 공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기자들만 궁금해 한다. 국민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공개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고,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는 방안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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