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IA가 공개한 NSC·NIC 회의문건 “北은 美 슈퍼파워에 겁먹었다”

기밀해제 문건을 공개한 미 CIA의 누리집 화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의 군사행동 기미가 없었다고 분석한 미국 정부문건이 확인됐다.
광주의 5월 단체는 미 중앙정보국(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이 공개한 해당 문건을 활용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5·18 당시 북한군 개입설'을 반박할 방침이다.
5·18기념재단은 20일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CIA 전자도서관을 통해 확보한 5·18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은 5·18을 전후로 미 정부가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국가정보위원회(NIC)에서 만든 기록물로 전날 CIA가 인터넷에서 공개한 자료 가운데 일부다.
당시 북한의 동향을 담고 있는 각각의 문건은 전두환 신군부 등장 이후 혼란국면에서 한반도 내 북한의 도발 위협이 낮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었다.
문건 중 '비밀(Secret)' 등급이 매겨진 1980년 5월 9일자 미 NSC 자료에는 "북한은 한국의 정치불안 상황을 빌미로 어떤 군사행동도 취하는 기미가 없다"며 "하지만 1979년 10월 26일과 12월 12일의 사건에 무척 놀라고 있다"는 동향보고가 기록돼있다.
이어 "1979년 12월 이후 지적했던 것처럼 북한은 한국 내 불안한 상황을 계기로 무력통일에 대한 생각을 고려할 수도 있다"며 "이 상태에서 만일 미국이 동남아시아나 미국 내 상황에만 치중한다면 북한은 미국이 한국 사태를 해결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해 섣부른 행동에 나설 소지도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5·18이 끝난 직후인 6월 2일에 작성된 미 NIC 문건에는 "현재까지 북한은 남한의 사태에 합리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김일성은 남한에 위협이 되는 어떤 행동도 전두환을 돕는 것임을 알고 있다"고 나와 있다.
'일급비밀(Top Secret)'로 분류된 이 문건에는 "지난 한 달 동안 반복된 북한 입장은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눈에 띄는 어떤 행동도 전두환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빌미로 제공하는 행위임을 직시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NIC는 북한이 군사행동을 시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남한에서 내부전쟁에 준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침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며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당시 미국이 보여준 공군과 해군의 파워에 겁을 먹었고, 1980년 사태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자료에 실려있다.
5월 단체는 두 문건이 '5·18은 북한군 선동에 발생한 폭동'이라는 지만원(74)씨 등의 주장에 합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미국의 정보력에 대한 신뢰와 최상층이 공유하는 회의에서 나온 정보임을 고려하면 이를 넘어서는 수준의 다른 자료가 당분간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5·18 단체는 지씨와 뉴스타운 등 5·18 왜곡세력을 상대로 제기한 민·형사 소송 담당 재판부에 해당 문건을 증거자료로 제출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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