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 경선에서 안희정, 야권 주도권 경쟁에서 안철수 제쳐야
▶ 반기문 불출마 후 독주…“범여권 등 세 개의 산 넘어야 대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세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문 전 대표가 대권 고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선 범야권 내부에서 제동을 걸고 있는 2명의 ‘안’(安) 후보를 제쳐야 한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꺾어야 하고, 야권 주도권 경쟁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눌러야 한다.
안 지사는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문 전 대표를 맹추격하고 있다. 또 안 전 대표가 주도하는 국민의당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만든 국민주권개혁회의는 7일 통합을 선언함으로써 반(反)문재인 연대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30% 가까운 지지율로 독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반기문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 지지율도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와 KBS가 5~6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2,016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결과 응답자의 29.8%가 가장 선호하는 대선주자로 문재인 전 대표를 꼽았다. 이어 같은 당 소속인 안희정 지사는 14.2%로 2위,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11.2%로 3위에 올랐다. 안철수 전 대표와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6.3%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3.2%) 손학규 전 대표(1.1%) 순이었다.
또 머니투데이 더리더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4~6일 전국 유권자 1,030명에게 조사해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문재인 전 대표는 29.0%로 1위를 지켰다. 이어 황교안 권한대행은 19.5%로 2위, 안희정 지사는 16.6%로 3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안철수 전 대표(10.4%) 이재명 시장(7.3%) 유승민 의원(4.5%) 손학규 전 대표(1.9%) 순이었다.
안 지사는 반 전 총장의 중도 하차 이후 중도층과 보수층, 충청권에서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국정운영을 위해 새누리당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대연정’론을 제기해 국가 대개조를 뜻하는 ‘대청소’를 외치는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판세로는 당내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안 지사의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민주당 경선에서 이변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문 전 대표 측은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안 지사의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 충청권과 호남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에 맞서 안 지사는 ‘협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념적으로 유연한 자세를 보이면서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을 비롯한 제3지대에 있는 야권 세력도 문 전 대표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의 연대는 ‘스몰 텐트’에 비유된다. 여기에 정운찬 전 총리,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가세하면 ‘미들 텐트’가 된다. 이들은 바른정당 등 합리적 보수세력과도 손을 잡고 문 전 대표에 맞서는 ‘빅 텐트’를 구성해 단일 후보를 내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통합을 전격 선언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기득권과 패권에 반대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개혁 연합 세력이 민주당의 대세론을 반드시 꺾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국민의당과 손 전 대표 세력의 통합 선언에 대해 ‘큰 강’론으로 견제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정권교체는 여러 개의 강줄기가 바다로 향해 흘러가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여러 강줄기가 가다가 만나서 더 큰 강을 이루고, 끝내는 하나의 큰 강이 돼 바다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대선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는 두 명의 야권 인사와 범여권의 대표 주자를 꺾는 등 세 개의 산을 넘어야 대권 고지에 안착할 수 있다
<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