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세탁업계의 오늘
▶ 카지노·캐주얼 의류 인기·대형 체인 등장으로 600여개 줄어

엘리콧시티에 위치한 한인 운영‘수퍼 클리너’.
“한인들 손재주와 근면함, 누구도 못 따라와”
세탁소는 메릴랜드의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대표적인 자영업 비즈니스 중의 하나다. 이민이 활발하던 시절 세탁소는 한국에서 갓 이민 온 한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곳이자 기술을 배우며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곳이었다. 체류 신분이 문제인 한인들에게는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수많은 한인들은 세탁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이 땅에 자리를 잡고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냈다.
하지만 이런 한인 세탁소의 역사가 세월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경기악화로 매출이 떨어지면서 장사를 포기하는 한인 세탁소가 늘었고, 세탁소에 대한 한인들의 인기도 낮아졌다.
아직 한인들이 주류
메릴랜드 세탁협회 김태민 회장에 따르면 현재 메릴랜드 내 한인 소유 세탁업소는 약 1,200여개로 전체 세탁소 가운데 약 85%가 한인업소다.
그로서리, 리커스토어 등 전통적인 한인 비즈니스가 빠르게 타 인종에게 흡수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세탁소는 여전히 한인이 주류를 형성하며 한인 비즈니스의 위상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사가 어려워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하면서 지난 5-6년 동안 한인 세탁소는 약 600여개 줄었다. 김 회장은 “수 년 전만 해도 1,800여개에 달하던 한인 소유 세탁소가 현재는 1,200여개로 급격히 줄었다”면서 “세탁소 경영이 어려워진 탓”이라고 말했다.
세탁협회 관계자들은 세탁업계 매출 하락의 주된 원인을 카지노의 탄생과 세탁업계의 환경 변화 로 꼽고 있다. 세탁협은 하노버와 볼티모어에 카지노가 들어서면서 점차 매출이 감소하더니 5년 정도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약 20%정도 하락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이 수입은 한정돼 있는데 이를 카지노에서 소비하다 보니 돈이 없어 세탁 비용을 아끼고 있다는 것.
건물주들도 기피
무섭게 달라진 세탁업계의 환경도 매출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저가 원단으로 제작한 캐주얼한 옷이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세탁소에 맡기는 옷의 수가 줄었고, 짚스(Zips)와 같은 저가 대형 세탁소 체인까지 등장하며 가격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세탁공장을 선호하지 않는 건물주들의 분위기도 세탁업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건물주들이 쾌적한 건물 환경을 이유로 세탁기계를 갖추고 있는 세탁소의 입점을 반기지 않고 있으며 이미 세탁기계를 갖추고 있는 세탁소에도 기계를 빼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세탁업에 대한 한인들의 인기도 낮아졌다. 신규 이민자들이 세탁소 같은 전통적인 한인 비즈니스보다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탁소를 통해 영주권을 받는 것이 어려진 것도 인기 하락의 한 원인이다. 세탁업 종사자들의 수가 줄면서 자연스레 한인 세탁소의 수도 감소했다.
김태민 회장은 이런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한인들이 꿋꿋하게 세탁업계에서 주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한인들이 타민족에 비해 근면성실하고 손재주가 좋으며, 세탁업의 특성상 타민족의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성장 가능
김 회장은 “한인 세탁인들의 근면성실함은 세탁소 경영의 바탕이 됐고, 뛰어난 손재주와 세탁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이것이 한인 세탁인들의 저력”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세탁업은 비즈니스의 특성상 기술과 자본이 있어야 도전이 가능한데 4계절이 뚜렷한 메릴랜드에서는 적어도 일 년은 세탁 일을 배워야 각 계절의 옷을 다룰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기기 때문에 타민족이 쉽게 들어오기 힘든 비즈니스”라며 “앞으로도 메릴랜드의 세탁업계는 한인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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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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