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대행-홍준표 지사 대결로 유도
▶ 보수 단일화’주목 속 3자 대결 가능성

황교안(왼쪽 두 번째부터)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3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회 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권의 대선주자 ‘5룡’에 맞설 범보수 세력의 유력 대선주자는 과연 누가 될까? 최근 언론에 포착된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메모는 이같은 질문에 힌트를 줄 수 있다.
‘황↔홍’.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의 대선후보 경선 대결을 암시하는 메모이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박맹우 사무총장 사이에 ‘황↔홍’이라고 적힌 A4용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잡혀 주목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권한대행과 당 소속의 홍준표 지사를 당의 대선주자로 띄우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탄핵이 인용되면 늦어도 5월 초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범보수 진영에서 1, 2위를 달리는 두 잠룡의 출마 여부에 당의 존립이 걸려 있다는 분위기이다.
정 원내대표와 박 총장이 대화를 나누면서 쓴 메모에는 ‘황’이란 글자 밑에 ‘生存’(생존)이라고 쓰여 있다. 당의 생존과 경선 흥행을 위해서는 황 대행과 홍 지사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문재인 전 대표(35.2%) 황교안 권한대행(14.6%) 안희정 충남지사(14.5%)가 1,2,3위를 차지했다.
이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10.9%) 이재명 성남시장(9.0%) 홍준표 경남지사(3.5%)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2.7%)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2.1%) 남경필 경기지사(1.5%) 심상정 정의당 대표(1.3%) 순이었다. 황 대행과 홍 지사는 범보수 진영에선 1,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까지 여권의 대선주자 경쟁은 국민들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국회의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너무 저조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야권 주자들의 경쟁만 주목을 받았다. 그나마 황교안 권한대행이 10% 이상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여야 대선주자 중 2~3위를 기록했으나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상태여서 언론 조명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여권 유력 주자의 부재 속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문재인 전 대표·안희정 충남지사·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소속의 안철수 전 대표·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야권 5룡의 대선 레이스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여권 주자의 기근 현상 속에서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됐던 홍 지사가 최근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보수 진영에서 지지율 1, 2위인 황 대행과 홍 지사의 경선 대결을 바라고 있다. 한국당은 두 사람 외에도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원유철 전 원내대표, 안상수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 조경태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 ‘마이너 주자’들까지 가세하는 경선 구도를 만들어낸다면 경선 흥행이 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한국당 주변에서는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내고 지난 연말 박 대통령에 의해 총리 후보자로 내정됐던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까지 경선에 참여시키자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한국당 지도부의 뜻대로 경선 구도가 짜여질지는 의문이다. 우선 황교안 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 황 대행의 경우 최근 ‘황대만’(황교안 통일 대통령 만들기)이란 팬 클럽이 만들어졌지만 아직까지도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따라서 지지율이 계속 상승세를 타지 않을 경우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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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덕 서울지사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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