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주가량 걸려 목포항 이동 후 내부 수색
▶ 유족들 “너무 오래 걸렸다” TV 보며 눈물
■ 마침내 떠오른 ‘세월호’
세월호가 침몰 3년 만인 23일(이하 한국시간) 처음으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인양이 가시화됐다. 1,073일의 기다림 끝에 세월호 선체가 물 위로 떠오른 것이다.
■녹슬고 할퀸 처참한 모습
침몰한 지 1,073일 만에 물 위로 올라온 세월호 선체는 처참했다. 곳곳이 부식된 채 붉고 누렇게 녹이 슬어 지난 3년의 세월을 실감케 했다.
이날 오전 6시20분께 날이 밝자 세월호 선체가 윤곽을 드러내더니, 얼마 후 심하게 부식되고, 갈라진 선체 우현이 물 밖으로 나왔다. 곳곳이 긁히고, 부서졌다.
또 선체 옆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던 세월호의 이름 ‘SEWOL’이라는 글씨는 3년간의 세월과 사나운 심해의 조류를 견디지 못하고 모두 지워져 사라졌다.
■인양 어떻게 이뤄졌나
한국 해양수산부와 세월호 인양업체로 선정된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샐비지는 전날인 22일 오후 8시50분부터 본격적인 인양 작업을 시작했다.
시간당 3m 안팎으로 인양 와이어를 끌어당기는 식으로 작업한 결과, 해수부는 “오전 4시47분 현재 세월호가 해저 면에서 높이 약 22m에 도달했다”며 “본체 일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인양된 세월호를 잭킹바지선 2척에 쇠줄로 단단히 묶는 고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고박 작업이 마무리 되면 세월호 선체는 사흘에 걸쳐 약 1㎞ 가량 떨어진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진다. 사고 해역에서 1km가량 떨어진 곳에서 대기 중인 반잠수식 선박에 옮기기까지 3~4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목포항으로 옮긴 후 내부 수색
이후 세월호는 반잠수식 선박에 실려 약 87km 떨어진 목포신항 철재부두로 이동하는데 최소한 13일이 지나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상에 거치된 뒤 수습자 수색과 선체 조사 등이 이뤄진다.
해수부는 인양부터 육상 거치까지 최소 13일 최대 20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실려 오면 수색·조사에 앞서 안전 점검을 벌인다. 3년간 바닷 속에 잠겨 있어 선체 곳곳이 붕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내부에 쌓인 퇴적물도 치우고 방역 작업도 한다. 이후 그동안 찾지 못한 실종자 9명을 찾고 조타실 등 선체를 정밀 조사할 계획이다. 정부는 세월호가 가라앉아 있던 바닷속도 다시 수색할 계획이다.
■유족들 눈물
진도 앞바다의 사나운 맹골수도가 삼켜버린 세월호가 3년여 만인 23일 그 처참한 모습을 수면 위로 내보이자 안산과 진도의 세월호 가족들은 끝내 눈물을 쏟았다.
유가족 대기실에 모여 TV를 보던 유족들은 3년 동안 바닷속에 잠겨 있던 세월호가 녹슬어 누런빛을 띠는 것을 보고 가슴을 쳤다.
다른 가족들을 진도로 내려보내고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 유가족 대기실에 남은 참사 당시 2학년 1반 민지 아빠 김내근 씨는 밤새 TV 뉴스 속보에 눈을 떼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걸려도 너무 오래 걸렸다”며 “이렇게 쉽게 인양할 것을 왜 3년이나 끌었는지 모르겠다. 사고가 정치적으로 이용된 것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7반 정인 아빠 이우근 씨는 “누렇게 녹슬고 부식이 된 세월호를 보며 참담한 심정이다. TV 화면으로 이 정도면, 실제로 봤을 때는 얼마나 더 처참하겠느냐”며 “인양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목포 신항으로 세월호를 안전하게 옮길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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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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