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니스·베를린 트럭 테러 연상
브뤼셀 자살폭탄 공격 1주년 노려
▶ 25일 EU 정상회담 앞둔 로마 초긴장

22일 영국 런던 의사당 인근에서 테러범이 몰던 차량이 인도 위 행인들을 덮쳐 파손돼 서 있는 가운데 구급요원들이 피해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AP]
■ 런던 의사당 주변 테러
유럽이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의사당 주변에서 발생한 ‘차량과 흉기를 이용한 테러’로 다시 테러 공포의 도가니 속에 빠져들고 있다. 유럽이 이처럼 일반인 등 ‘소프트 타깃’을 노리는 테러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은 작년 3월22일 브뤼셀에서 연쇄 자살 폭탄 테러로 32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던 테러가 발생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어서 유럽인들이 느끼는 테러 위협은 더 컸다. 유럽 각국이 브뤼셀테러 1주년을 맞아 각별히 테러에 대한 경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시점에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테러라는 ‘괴물’은 언제 어디서 출몰할지 가늠하지 어렵다는 사실을 유럽인에게 다시 각인시킨 셈이다.
■차량 테러에 ‘경악’
특히 이번 사건은 작년 7월 프랑스 니스와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발생했던 ‘트럭 테러’를 연상케 한다. 무엇보다도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문명의 이기인 차량이 테러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주고 있다.
폭발물이나 총기 테러처럼 사전에 준비가 치밀해야 하는 것과 달리 이젠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큰 어려움 없이 테러에 나설 수 있다는 ‘불편한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유럽의 대테러 당국은 그동안 누차에 걸쳐 유럽 대륙에서 새로운 수법의 테러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해왔다.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은 작년 12월 발간한 테러 관련 보고서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나 IS의 사주를 받은 개인이나 단체가 가까운 장래에 유럽에서 새로운 테러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유로폴은 테러의 우선 대상국가로 미국의 주도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IS 격퇴전’에 참가하고 있는 유럽 국가인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등을 꼽았다.
실제로 12월 베를린에서 트럭 테러가 발생했고, 3개월 만에 런던에서 이와 유사한 수법의 테러가 다시 발생했다. 유로폴은 보고서에서 향후 테러 양상이 경찰이나 군 인사 등 상징적인 목표물에 대한 테러보다 ‘소프트 타깃(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인 테러공격이 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대테러 당국은 그동안 유럽 출신 IS 조직원들이 유럽으로 숨어들어 보복테러에 나설 우려가 있다고 잇따라 경고한 바 있다.
■대테러 단결 한 목소리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 테러가 벌어지자 유럽 각국은 일제히 규탄 성명을 내고 함께 테러리즘에 맞서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4명이 숨진 이번 테러의 희생자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영국의 벗들, 그리고 영국민 모두와 슬픔을 함께한다. 독일과 독일 국민은 모든 테러리즘에 맞서는 전선에서 단호하게 영국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도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위로 전보를 보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런던 의사당 테러와 관련해 영국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전 세계가 조직적으로 뭉쳐 테러리즘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테러 공격 희생자들을 애도한다. 유럽은 테러에 맞서 영국과 함께 설 것이며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위로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비상
오는 25일 로마에서 유럽연합(EU)의 모태가 된 ‘로마 조약’ 체결 60주년 기념식을 겸한 EU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이탈리아는 행사를 불과 사흘 앞두고 터진 영국발 테러에 초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EU에 반대하는 극단주의 시위대의 잠입 가능성을 경계하며 23일부터 비상 경계 태세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영국에서 발생한 테러로 유럽 전역에 다시 테러 공포가 번지자 긴장의 고삐를 한층 죄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22일 런던 테러 발생 직후 “마르코 민니티 내무장관이 대테러 전략분석 위원회를 소집했다”며 “23일 오전 로마에서 고위 안보·정보 관리들이 모여 이탈리아 내 테러 위협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유럽 각국 정상들이 로마 조약 체결 60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로마에 속속 도착, 먼저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날 예정임에 따라 로마는 물론 바티칸으로 이어지는 시내 주요 곳곳의 통행을 제한할 예정이다.
또, 시내 주요 지점에 검문소를 설치해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공항, 기차역, 터미널, 주요 도속도로 입구 등 로마로 이어지는 주요 관문의 통제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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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