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안철수·홍준표·유승민 각 당 선두… 대진표 윤곽
▶ 4월 중순 ‘반 문재인 단일화’ 성사 여부가 승부 가를 듯
주요 4당의 대선후보가 가시화되는‘수퍼위크’를 앞두고 각 당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선 주자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연합>
5·9 ‘장미 대선’을 앞두고 주요 4당의 대선후보가 가시화되는 주간이 26일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국회 교섭단체를 구성한 4당의 대선후보는 금주부터 내주 사이에 확정된다. 대선 대결 구도 윤곽이 1차적으로 드러나는 ‘세팅 위크’(Setting Week)인 셈이다. 이를 두고 미국 민주당·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의 주요 분수령인 ‘수퍼 화요일’을 빗대 ‘수퍼 위크’(Super Week)로 부르기도 한다.
범보수 진영엔 금주가 ‘운명의 일주일’이다. 바른정당은 3월28일(화요일) 대선후보를 확정하고, 자유한국당은 31일(금)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진보 진영인 더불어민주당과 중도 세력인 국민의당은 각각 4월3일(월·결선투표 없을 경우)과 4월4일(화)에 후보를 결정하지만 사실상 금주 중 유력 후보가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대선후보 등록일(15~16일)이 있는 내달 중순은 후보 연대 또는 단일화를 통해 대선 구도가 압축되는 시기이다.
우선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7일 호남을 시작으로 충청(29일), 영남(31일), 수도권·강원·제주(4월3일) 등 순회 경선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한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25~26일 ARS 투표를 한 뒤 27일 현장 투표를 거쳐 승자를 가린다. 민주당은 4개 권역의 순회 경선 결과를 합쳐 내달 3일 대선후보를 확정하는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결선투표를 통해 8일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특히 첫 순회 경선지이자 야권 심장부인 호남권의 순회 경선 결과는 전체 판세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서 과반 득표를 하면 ‘대세론’을 굳히면서 다른 주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반면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가 저지되거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중 한 사람이 의미 있는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한다면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약간 주춤한 것으로 나타나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서 과반 전후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는 호남 경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25~26일엔 국민의당의 첫 경선지인 광주·전남·제주, 전북의 현장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호남은 첫 관문인데다 국민의당의 텃밭이기 때문에 이 지역의 경선 결과가 대세를 가른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호남에서 시작되는 권역별 현장투표(80%)와 4월 3~4일 실시되는 여론조사(2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선출된다. 25일 광주·전남·제주 경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60.7%의 득표율로 압도적 1위에 오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22.9%,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16.4%에 그쳤다.
26일 전북 경선에서도 안 전 대표는 유효투표수 3만287표 가운데 2만1,996표(72.6%)를 얻어 7,461표(24.6%)에 그친 손학규 전 대표를 큰 표 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830표(2.7%)에 그쳤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의 대선후보 선출이 유력시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28일 부산·울산·경남, 30일 대구·경북·강원, 4월 1일 경기, 2일 서울·인천을 거쳐 마지막으로 4일 대전·충남·충북·세종에서 투표를 마친 뒤 대선후보를 결정한다.
자유한국당은 책임당원 현장투표(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50%)를 합산해 31일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이를 위해 26일 전국 231개 투표소에서 책임당원 현장투표를 진행하고, 29~30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최근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홍준표 경남지사가 5~10%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어서 홍 지사의 후보 선출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는 김진태 의원이 맹추격하고 있고,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관용 경북지사도 관록을 바탕으로 추격전을 펼치고 있어서 승부를 예단할 수는 없다.
바른정당은 26일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실시한 국민정책평가단 투표(40% 반영)를 마감했다. 또 27일까지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모두 끝낸 뒤 28일 지명대회에서 대의원 3,000명의 현장투표 결과까지 합산해 대선후보를 확정한다. 4개 권역 국민정책평가단 투표 결과를 합치면 전체 2,689명 중 유 의원은 1,607명(59.8%), 남 지사는 1,082명(40.2%)을 확보했다. 유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남 지사 측은 “갈수록 격차가 줄어 역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경선 결과 등을 종합하면 주요 4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주자는 문재인 전 대표(민주당), 홍준표 지사(한국당), 안철수 전 대표(국민의당), 유승민 의원(바른정당) 등이다.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를 대선후보로 확정한 상태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후보가 선출된 뒤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후보들은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등과 함께 ‘문재인 대세론’을 저지하기 위해 보수 후보 단일화, ‘반 문재인 빅텐트’ 등을 모색할 것”이라며 “대선 구도가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따라 승부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한국갤럽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5자 가상대결 지지율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42%, 안철수 전 대표가 23%, 홍준표 지사가 12%,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5%,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4%를 기록했다. 안 전 대표와 홍 지사, 유 의원의 지지율을 합치면 40%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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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덕 서울지사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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