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담금 600억 유로’ 놓고 초반부터 대립
FTA·자유왕래·안보협력 등 난제 많아
▶ 회원국 추가 탈퇴 땐 해체위기 올 수도

영국의 EU 탈퇴 공식 절차가 시작된 29일 영국은 이에 대한 환영과 반발 분위기가 극명하게 대조됐다. (왼쪽 사진)브렉시트를 주장해 온 영국의 독립당(UKIP) 관계자들이 영국의 EU 탈퇴 공식 서한이 전달된 29일 이를 자축하는 케익을 자르고 있다. (오른쪽 사진) 이날 런던 의사당 앞에서 브렉시트 반대론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 영국, EU 의장에 공식 서한… ‘브렉시트, 돌이킬 수 없는 현실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 주재 영국대사를 통해 29일 오후 1시26분께(현지시간)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6장 분량의 서한을 전달해 영국의 EU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한 것이다.
이로써 44년간 몸담았던 영국이 EU에서 결별하기 위한 수순이 공식 시작됐다.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2년 시한의 탈퇴 협상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다. 작년 6월 국민투표에서 영국 국민이 52% 대 48%로 브렉시트를 선택한 지 9개월 만이다.
■어떻게 진행되나
지난 60년간 유럽 전역으로 회원국을 늘리며 ‘통합 유럽의 꿈’을 향해 달음박질쳐 왔던 EU는 처음으로 회원국 탈퇴라는 충격적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회원국의 추가 탈퇴가 우려되면서 해체 위기에까지 직면하게 됐다.
리스본조약 50조가 발동됨에 따라 양측은 향후 2년간 협상을 통해 ‘이혼 과정’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게 된다. 2년 이내에 협상을 타결 짓지 못하더라도 영국은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메이 총리는 이날 서한에서 “공평하고 질서 있으며 양측에 혼란이 적도록 협상하는 게 모두에 이익”이라고 강조한 뒤 EU가 영국에 대한 ‘징벌적 태도’에서 벗어나 “가까운 친구로서, 이웃으로서 깊고 특별한 파트너십을 바란다”고 요구했다.
메이 총리는 비슷한 시각 의회 연설에서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최선의 결과를 위해 모두가 함께 할 때”라고 호소했다. 또 협상은 2년 간 하되 브렉시트 이행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7개 회원국 정상으로 구성된 EU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향후 협상에서 “EU는 한 몸으로 행동하고 EU의 이익을 지킬 것”이라면서 “우리의 최우선순위는 영국의 탈퇴 결정으로 인해 야기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오는 31일까지 협상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한 뒤 내달 27일 장관급회담을 거쳐 내달 29일 EU 정상회의에서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EU와 영국 간 본격적인 협상은 5월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타결까지 ‘산넘어 산’
하지만 양측이 협상을 시작하더라도 초반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제일 먼저 부딪힐 문제는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불리는 영국의 EU 예산 분담금 문제다.
EU 측은 EU 회원국으로서 영국이 이미 부담하기로 약속한 돈과 EU 기관에서 일한 영국인 직원들의 연금 등의 명분으로 600억 유로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영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또 영국은 탈퇴 협상과 함께 FTA 협상을 연계시켜 협상 테이블에 상정한다는 계획이지만 EU는 탈퇴 협상이 우선이며 FTA 협상은 이혼합의금 문제가 정리된 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이런 난관을 뛰어넘어 FTA 협상을 시작하더라도 타결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영국은 EU를 탈퇴하더라도 EU에 대한 단일시장 접근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EU는 ‘과실 따먹기’는 없다면서 EU 원칙인 사람(노동자)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대립하고 있다.
EU와 영국은 경제문제뿐만 아니라 안보·국방, 사법 분야의 협력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양측은 테러 문제가 발등 위의 불인 상황인 데다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노골화되고 있는 만큼 안보와 국방 분야의 새로운 관계 정립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메이 총리가 이날 서한에서 특별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안보에 관한 협정이 없다면 범죄와 테러 대처의 협력이 약화될 것이고 이런 상황은 양측이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이기도 하다. 앞서 메이 총리는 영국이 EU를 떠나면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영국민들이 EU 이민 억제, 사법권 독립, 완전한 주권 회복을 명분으로 브렉시트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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