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카르보나라에 호박을 넣는다고?"
전 세계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파스타 중 하나인 카르보나라를 놓고 파스타의 원조국 이탈리아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6일 '카르보나라의 날'을 맞아 상당수 이탈리아인들이 '진짜 카르보나라'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야 하는지를 놓고 다시 한번 해묵은 논쟁에 가세했다. 이 날은 로마에 본부를 둔 국제파스타기구(IPO) 등이 주도해 만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카르보나라라고 하면 계란 소스로 범벅을 한 면에 베이컨이나 돼지 볼살 등이 잘게 잘린 음식을 떠올리지만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원조 카르보나라에 들어가는 재료는 계란, 돼지 혀, 양젖으로 만든 페코리노 치즈, 소금, 후추 등 5가지로 한정된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파스타의 매력이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카르보나라에 들어가는 원조 재료를 살짝 변주하거나, 취향에 따라 갖가지 다른 재료를 첨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탈리아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이날 페코리노 치즈 대신에 이탈리아 파르마 지방에서 생산되는 대중적인 치즈 파르미지아노를 넣어도 되는지, 돼지 혀 대신에 베이컨이나 삽겹살을 쓰는 것이 더 좋은지, 마늘이나 양파를 첨가하는 것은 어떤지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논쟁이 특히 뜨거운 현장은 작년 여름 브라질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을 통해 이탈리아에서 스타로 떠오른 베아트리체 비오의 페이스북이였다.'베베'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장애인 펜싱 선수인 그는 앞치마를 두른 채 카르보나라를 요리하는 사진을 "돼지 볼살 대신에 호박을 넣었다"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그러자 비오의 페이스북에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수 백 개의 댓글이 쏟아졌다. 댓글 중에는 "채식주의자의 식단으로서 훌륭하다", "호박 대신에 요즘 많이 나는 제철 채소 아스파라거스를 넣어도 맛있다"는 등 공감이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당신이 만든 건 카르보나라가 아니다", '카르보나라에 호박이라니!' 등의 글을 올리며 전통적인 카르보나라 요리법을 훈계, 페이스북 상에서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한편, 카르보나라에 다양한 재료를 첨가할 수는 있다는 게 대다수 이탈리아인들의 생각이지만 생크림을 집어넣어 국물이 흥건한 한국식 카르보나라는 여전히 생소하다고 몇몇 이탈리아인들은 지적했다.
로마 사피엔차 대학 한국어과에 재학 중인 여학생 반다는 "몇 년 전 교환학생 시절에 서울에서 한국식 카르보나라를 주문했는데,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달라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한국인 아내와 함께 서울에서 생활하는 중년의 이탈리아 남성 로베르토 역시 "한국에서 먹는 카르보나라는 카르보나라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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