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행정부 세제개혁안 브리핑에서 스티브 므누신 연방재무부 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P]
■ 트럼프 세제개편안 내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연방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15%로 인하하고, 개인소득세 과세구간을 기존 7개에서 10%, 25%, 35% 등 3개로 줄이며, 기본공제를 2배로 늘리는 방안을 담은 획기적인 세제개혁안을 제시했다. 스티븐 므누신 연방재무장관과 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을 공개하며“미국 역사상 최대 감세이자 세금 개혁”이라고 소개했다.
연방의회 인준이 필요한 이번 세제개혁안에 대해 므누신 장관은 이날 데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전날 연방의회 전문지‘더 힐’(The Hill)과의 인터뷰에서“백악관과 의회 지도자들은 법안이 최대한 빨리 통과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가‘개혁’이라고 자평한 세제개편안이 개인소득세와 법인세, 표준공제 등과 관련해 분야별로 어떤 내용을 담았고 이에 대한 평가 및 실현 가능성은 어떤지 집중 분석한다.
◆ 법인세 ‘35%→15%’로 대대적 인하
세계 최고서 최저 수준으로 / 초미 관심 국경세 포함 안돼 / 해외소득 송환세도 낮아질듯
백악관은 세제개혁의 4가지 목적을 소개하며 ▲경제발전과 수백만개 일자리 창출 ▲복잡한 택스 코드 단순화 ▲중산층의 세금 부담 감경 ▲전세계 최고 수준인 법인세의 최저 수준으로 인하로 제시했다.
경제발전과 고용창출, 법인세 최저 수준 인하라는 표어에 걸맞게 법인세는 현행 수준의 절반 이상으로 낮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공약으로 강조해왔던 부분으로 현행 35%에 달하던 것이 15%로 축소되고 대기업 뿐 아니라 소상공인에도 혜택이 주어지도록 했다.
실제 비즈니스 오너 중 일부 개인소득세 비율로 납세를 하던 경우도 세제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해 적용되면 영업이익의 15% 수준으로 조정된다. 즉, 스스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경우라면 현행 최고세율 39.5%인 것이 법인세 인하가 이뤄진 15%로 절반 아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수출입업체나 물류회사는 물론, 일부 제조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던 국경세는 이날 발표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 연방하원의장과 케빈 브래디 의원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에 난색을 표명해왔고,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여론몰이를 했던 부분으로 삭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일회성으로 납부하는 해외소득 본국송환세도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과거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재임기였던 2004년 5.25%로 도입된 해당 세금에 대해 백악관 주변에선 인하 필요성이 힘을 얻고 있어 추가적인 조치가 예상된다.
◆ 표준공제 2배, 개인소득세 구간 간소화
과세구간 10%-25%-35% 3개로 / 모기지·기부금 공제 현행 유지 / 망자 부동산 양도‘사망세’폐지
표준공제는 2배로 늘어나게 된다. 현행 부부 합산 1만2,700달러인 표준공제액이 2만5,400달러가 되고, 1인 기준 6,350달러인 것이 1만2,700달러로 확대돼 그만큼 일반 가계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도 현행 39.5%에서 35% 선으로 떨어진다. 현행 7개 구간인 개인소득세 과세 구간이 3개 구간으로 간소화된데 따른 것으로 35% 이외에 25%와 10% 구간으로 대체된다. 다만 3개 과세 구간에 해당되는 소득 수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이날 부연되지 않았다.
항목별로 공제가 폐지되는 부분도 있지만 가장 인기 있는 공제 항목인 모기지 페이먼트와 자선기부 공제는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이번 세금개혁안은 미국 가구, 특히 중간소득 가구의 세금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라고 트럼프 행정부는 강조했다.
개인세제와 관련해 폐지되는 제도들도 발표됐다. 소위 ‘사망세’(the death tax)로 불리는 부동산세는 망자의 유언에 따라 처분된 부동산 양도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이날 폐지를 발표했다.
투자 소득에 대한 3.8%의 세금도 마찬가지. 전년도에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올린 개인, 자산 및 트러스트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개인의 경우, 전년도 20만달러 이상의 투자 소득이 발생하면 3.8%의 투자소득세가 붙는다.
대체적 최소 세금(AMT)도 폐지됐다. 현행 세법으로 개인소득을 계산한 결과, 막대한 공제혜택을 누린 경우에 한해 이를 대체해서 세액을 정한다는 것인데 일부 부유층만 득을 본다는 지적을 받아온 제도였다.
◆ 향후 일정과 실현 가능성은?
“미 경제 붐업 기대”호언 불구 / 10년간 세수 2조달러 증발 등 / 의회 통과까지 상당 진통 예고
세제개혁은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간 공감대 형성 및 의회 인준이 필요한 부분이다. 의회가 법안을 제출해 결정하는 구조로 향후 행정부와 의회의 의견조율이 중요하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세제개혁안에 대해 공화당과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미국 경제를 붐업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에는 우호적인 기류가 형성됐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전날 “세제개혁안의 일부를 살펴봤다”며 “개혁안 내용 중 80%에 동의하고 나머지 20%는 큰 틀에서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협력을 받아야 최종 통과될 상원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당장 법인세 15%로 대폭 인하시 향후 10년간 2조2,000억달러의 세수가 사라지며 재정적자 확대를 키울 것이란 점이 걸림돌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도 세수 공백을 메울 보완책이 없는 한 재정적자 확대를 우려하는 공화당내 매파들까지 자극해 의회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릿저널 등도 재정적자의 증가를 의미하는 이번 세제개혁안이 의회 통과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세제개혁안이 장기적으로 재정적자를 늘릴 공산이 큰 상황이어서 상원에서 민주당의 반대에 따른 정당별 투표로 인해 통과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최대 논란으로 자영업자를 포함해 헤지펀드, 부동산개발업체 등 이른바 ‘패스스루’(pass-through) 기업체에 적용되는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기존 39.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한다는 점이다.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벌써부터 “대통령이 자신의 세금을 대폭 깎으려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류정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세금감면을 아무상세한 내용도 없이 종이한장. 무슨 짓을 하는거지.. 한가지 확실한건 기업 세금 대폭 감면하면 트럼프 기업은 매년 몇천 만불 이익 발생. 대통령된 이유가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