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의총서 ‘연대론’… 부동층 막판 표 쏠림 가능”
▶ 문 측 ‘적폐연대’ 비난… 양강 구도서 1강 구도 재편 기류
5·9 ‘장미 대선’의 판세가 문재인-안철수 후보 양강 구도에서 문 후보의 1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제기된 ‘비 문재인 3자 후보 단일화’는 과연 성사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공식적인 3자 단일화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일화 논란 속에서 보수 성향 부동층이 막판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항마에게 표를 몰아주는 쏠림 현상을 가져올 수는 있다.
연대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보다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당사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모두 ‘보수·중도 3자 단일화’론에 대해 시큰둥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단일화의 명분과 실리도 거의 없다.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노선이 다른 후보들이 합종연횡을 할 경우 명분을 찾기가 어렵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정권교체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에 탄핵 찬성 세력과 반대 세력이 손을 잡는 것은 모양이 이상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단일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판단 때문인지 바른정당이 25일(이하 한국시간) 꺼낸 자유한국당, 국민의당과의 대선후보 단일화 카드가 하루도 안 돼 탄력을 받지 못하고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른정당은 24일 저녁부터 25일 새벽까지 5시간 동안 심야 의원총회를 열어 격론 끝에 ‘3자 후보 단일화 추진’과 ‘유승민 후보 당선 위해 최선’ 이란 애매한 투트랙 당론을 정했다. 하지만 연대의 파트너로 거론한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의 외면 속에 단일화론은 바람이 빠지고 있다.
실제로 25일 밤 열린 4차 대선후보 TV토론은 3자 단일화뿐 아니라 한국당-바른정당, 국민의당-바른정당의 양자 단일화 역시 어려운 상황이란 현실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선거전 연대는 없다고 백 번도 넘게 말했다”고 강조함으로써 ‘자강론’을 분명히 했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3자 단일화에 대해 “나는 생각도 없는데...”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고, 바른정당과의 양자 단일화에 대해서는 “(유 후보가) 안 하려고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자신과 유승민 후보,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 등 4자 보수 후보 연대에는 관심을 갖고 있으나 안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서는 “노선이 다르다”며 선을 긋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조차 “저는 단일화하지 않는다”며 후보 동의 없는 단일화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해 완주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바른정당은 주호영 대표권한대행과 김무성 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국당과 국민의당과 연쇄 접촉해 연대 물꼬를 트겠다는 전략이지만 국민의당의 경우 접촉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밝힐 정도로 완강한 거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12일 남은 대선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5자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일 경우 선거 종반전에 가면 단일화 논의가 재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당 손학규 선대위원장과 바른정당 이종구 의원, 한국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이 물밑에서 단일화 논의를 시도할 개연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문 후보 측은 판세 변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3자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적폐 연대’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선대위 회의에서 “이른바 ‘원샷 단일화’라고 하지만 ‘원샷 독배’로 끝나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문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더 벌어지면서 양강 구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4~25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후보는 40.4%의 지지율로 안 후보(26.4%)를 14%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매일경제신문과 MBN이 메트릭스에 의뢰해 23~24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3%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문 후보는 40.3%, 안 후보는 29.6%로 10.7%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 조사에서 홍준표 후보는 9.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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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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