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펜 집권 반대엔 일치 하지만 마크롱 공개지지 선언은 못해

오는 7일 대선 결선 투표를 앞둔 프랑스 파리에서 노동절인 1일 반극우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이 르펜에 반대한다는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가 엿새 앞으로 다가온 1일 노동절을 맞은 대표 노동단체들의 반극우연대가 분열상을 노출했다.
2002년 대선에서 장마리 르펜이 결선에 진출했을 때 130만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일치된 목소리로 중도우파 시라크를 지지한 것과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는 극우정당 후보인 마린 르펜(48·국민전선)의 집권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 등장했다. 그러나 중도신당의 에마뉘엘 마크롱(39·앙마르슈)에게 결선에서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주장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파리 집회에선 두 후보 모두에게 반대한다는 구호와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단체 5곳 중 르펜에 맞서 마크롱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곳은 민주노동동맹(CFDT)와 전국자율노조연맹(UNSA) 뿐이었다. 파리 19구에 모인 CFDT-UNSA 공동 노동절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국민전선(FN)의 반동적이고 국수적인 주장에 맞서 마크롱에게 전략적 투표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동맹(CGT)을 비롯해 노동자의 힘(FO) 등 좌파성향이 강한 나머지 세 곳은 극우파인 르펜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마크롱에 대한 공개지지 선언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들은 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에서 경제장관으로 노동 유연화를 추진해온 마크롱이 지나치게 기업의 편에 서 있다면서 그가 집권하면 노동자의 권익이 줄고 기업의 자유가 커지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동단체들이 대선 결선에서 누구를 지지할지를 놓고 통일된 목소리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은 2002년 대선 때와 극명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르펜의 아버지로 국민전선을 창당한 장마리 르펜이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당시 총리)를 꺾고 결선에 오르는 대이변을 연출하자, 대표노조들은 일제히 중도우파 자크 시라크 지지를 선언하며 결집했다. 제반 정치세력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극우의 집권을 막자”면서 구축한 이른바 ‘공화국 연대’로 인해 시라크는 8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로 장마리 르펜을 눌렀다.
르펜 측은 이처럼 노동자 단체들이 마크롱에 대한 공개지지를 꺼리는 것을 역이용하고 있다. 그는 마크롱을 ‘노동자의 적’으로 규정하고 야만적인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폐해를 극복할 후보는 자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르펜은 이날도 파리 외곽 빌펭트 유세에서 “마크롱은 찰거머리처럼 권력에 집착하는 또 다른 프랑수아 올랑드일 뿐”이라고 공격했다. 특히 그는 마크롱을 ‘금융계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꼭두각시’, ‘캐비어 좌파’, ‘올랑드의 애완견’, ‘프랑스의 힐러리 클린턴’ 등 다양한 용어를 써가며 맹공격했다.
르펜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88)도 이날 파리 시내 잔다르크 동상 쪽의 국민전선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딸이 잔다르크는 아니지만 같은 미션을 갖고 프랑스를 선택했다”면서 마크롱에 대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지만 경제를 폭발시킨 현 정부와 같은 부류”라고 공격했다.
마크롱은 1995년 국민전선의 노동절 집회에서 스킨헤드족들에게 떠밀려 센강에서 빠져 숨진 모로코 청년을 추모하는 행사에 참석해 르펜의 극우·인종주의 이력을 집중 부각했다. 그는 르펜이 아버지 장마리 르펜의 반 유대주의와 거리를 두려는 듯이 보이지만 “뿌리는 그곳(반 유대주의)에 있으며 그 전통은 여전히 살아있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르펜의 공약과 이념들에 대항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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