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1승11패 슬럼프 속 D백스에 충격의 6연패
▶ 한때 21게임차가 2주 만에 10.5게임으로 반토막
LA 다저스의 슬럼프가 깊어지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 싱글시즌 최다승기록(116승)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게 했을 만큼 잘 나가던 팀이 갑자기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달 26일 이후 12경기에서 11패를 당했는데 이 11패는 시즌 최악인 5연패와 6연패로 이뤄졌다. 그 중간에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등판해 샌디에고 파드레스에 1-0으로 이긴 경기가 끼어있지 않았더라면 12연패를 당했을 뻔했다. 22연속 시리즈를 승리했던 팀이 지금은 마지막 4개의 시리즈를 내리 패한 상황이다.
특히 다저스 팬들을 근심시키는 것은 최근 11패 가운데 6패를 디비전 라이벌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게 당했다는 것이다. 현재 구단 신기록인 13연승의 맹렬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D백스는 플레이오프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다저스와 만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큰 팀인데 미리 보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다저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으로 6경기를 휩쓸어 다저스 팬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다저스는 지난주와 이번 주 D백스에게 원정과 홈에서 모두 3연전 시리즈 싹쓸이를 당했다. 원정 3연전 시리즈에선 선발투수 리치 힐과 류현진, 겐타 마에다가 모두 초반에 난타당하는 바람에 초반 KO패를 당했고, 이번 주 설욕을 다짐하고 나섰던 홈 3연전에선 똑같은 3명의 선발 힐과 류현진, 마에다가 합계 17이닝동안 3자책점만을 내주는 호투를 했음에도 타선이 3게임동안 단 2점만을 뽑는데 그치는 빈공을 보인 끝에 또 다시 싹쓸이패의 고배를 마셨다. 이 두 시리즈 6경기에서 D백스는 다저스를 합계 40-13으로 압도했다.
놀라운 것은 다저스(92승47패)의 바닥없는 추락세와 D백스(82승58패)의 맹렬한 상승세에도 불구, 아직도 양팀의 승차가 6일 경기까지 10.5게임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정규시즌 잔여경기 수가 23게임(D백스는 22경기)에 불과하니 두 팀의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양팀이 지금처럼 극과 극으로 다른 모습을 계속 이어간다면 상상도 못할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지난달 25일 경기까지 다저스는 D백스에 21게임차로 앞서 있었는데 딱 2주 만에 그 격차가 정확히 반 토막이 났다. 그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또 2주 뒤에는 격차가 하나도 남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저스로선 일단 7일 밤에 펼쳐진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로 나서는 에이스 커쇼가 연패행진을 끊어 주기를 기도하고 있다.
D백스와 10.5게임차가 말해주듯 아직까지 다저스 입장에서 ‘패닉 버튼’을 누를 상황은 아니지만 압박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팬들은 이미 패닉 버튼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이번 D백스와 홈 3연전 동안 다저스 팬들은 매 경기 막판 팀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큰 야유를 쏟아냈다. 다저스 입장에선 늪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으로 허우적대다가는 더욱 늪에서 탈출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연스럽게 슬럼프에 벗어나기를 마냥 기다리기도 불안한 것이 현실이다.
다저스의 슬럼프는 D백스의 13연승 행진과 맞물려 더욱 극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이후 양팀의 성적을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다. 이 기간 중 다저스는 3승11패, 게임당 2.5득점과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한 반면 D백스는 13승0패, 게임당 6.2득점,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했다.
더구나 다저스는 D백스의 좌완선발 로비 레이에 대한 두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 시즌 12승5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 중인 레이는 올해 다저스를 상대로 5경기에 등판, 3승무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 중이고 특히 31.2이닝에서 53개의 탈삼진을 뽑아내 ‘다저스 킬러’로 떠올랐다.
그는 다저스와의 5경기 중 4경기에서 두자리 수 탈삼진을 기록했고 특히 지난 4일 경기에선 5회까지 퍼펙트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D백스 에이스 잭 그레인키가 와일드카드 게임에 등판한다면 레이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의 추세라면 커쇼가 등판하더라도 승리를 낙관하기 힘든 매치업이 될 전망이다.
시즌 내내 쾌속 순항을 이어왔던 다저스호는 피니시라인을 눈앞에 두고 초대형 풍랑에 휩싸인 상황이다. 과연 이 큰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D백스의 J.D. 마티네스는 지난 4일 다저스를 상대로 한 경기 4홈런의 맹타를 휘둘렀다. 또 이 경기에서 D백스 선발 로비 레이는 5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하는 등 7.2이닝동안 3안타 무실점 14탈삼진의 눈부신 역투를 했다. [AP]

올해‘다저스 킬러’로 떠오른 D백스의 좌완선발 로비 레이.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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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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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매우 익숙한 모습의 다저스 네요. 일관성이 떨어지는것인지 거기 까지 인것인지? 가을 야구를 기대하기 어렵겠네요
Let's go Dodgers!
다저스가 왜 요즘들어 다~~졌을까요?너무 자만하는거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