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핫이슈]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술’ 통했나?…자동차·철강·농업 등 한국 업계 긴장
▶ 여당 “국익 위해 야당 협조를” vs 보수야당, FTA 반대했던 여권 겨냥
한국과 미국이 4일(미국 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절차에 사실상 착수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자동차와 철강, 농업 등 국내 관련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는 이날 워싱턴DC USTR 청사에서 한미 FTA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어 FTA 개정 협상 절차를 개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미국의 통상 압박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양국이 개정 협상을 위한 절차를 전격 시작함에 따라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미국 측 협상팀에게 FTA를 폐기할 수 있다는 이른바 ‘미치광이 전술’ 구사를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올 만큼 한미 FTA 개정을 강력히 추진해왔다. 미국이 무역적자 주범으로 지목하는 자동차와 철강 업종은 최악의 경우 미국 수출 물량에 대한 관세와 상계관세 부과 등으로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관세 철폐를 요구하는 농업 분야도 협상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측 협상 주체인 통상교섭본부는 내주 국회에 이번 공동위 특별회기 결과를 보고하는 것으로 개정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미국 행정부는 FTA 개정 협상 시작 90일 전에 의회에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양국은 이르면 내년 초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22일 서울에서 열린 1차 공동위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개최된 이번 공동위에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직접 나와 첫 대면 협상을 벌였다.
한미 FTA가 2012년 발효 이후 5년 만에 수술대에 오르면서 한미 양국은 앞으로 상대방에 다양한 요구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역 적자 해소와 한미 FTA 이행 문제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 한국 무역적자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를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 지목해왔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가장 많이 부딪힐 부분에 대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철강도 문제 삼고 있지만, 한국산 철강은 그동안 각종 반덤핑 관세를 적용받아 대미 수출이 이미 크게 줄었다.
미국은 양국이 한미 FTA를 통해 이미 합의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미국 USTR가 매년 발표하는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보면 미국이 한미 FTA 이행을 비롯해 한국 정부의 규제에 대해 가진 불만을 파악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자동차 수리 이력 고지,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주행 금지, 원산지 검증, 스크린 쿼터제, 신문·방송 등에 대한 외국 지분 투자 허용 등으로 이 같은 의제들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또 최대 15년 이상에 걸쳐 철폐하기로 한 한국의 농축산 분야 관세를 당장 없애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국 정부는 한국이 적자를 보는 서비스 교역에서 개선할 부분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서비스 무역 흑자는 한미 FTA 발효로 지식재산권, 법률, 금융, 여행 시장 등이 개방되면서 2011년 69억 달러에서 2016년 101억 달러로 증가했다. 미국이 최근 한국 기업 등을 상대로 남발하는 반덤핑 관세와 세이프가드 조사 등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 여야 정당은 5일 국익 우선의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강조하면서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익이 우선시되는 개정을 위해선 야당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야당은 한미 FTA 체결 당시 민주당이 ‘불리한 협상’이라며 반대했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여당과 문재인정부에 대한 공세도 병행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미 FTA 개정과 관련해 분야마다 이해관계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국익을 우선하는 자세로 한미 FTA 개정에 임해줄 것을 관계 당국에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한미 FTA 개정이 도움 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야당에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만약 국익을 손상시키는 협상을 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그들이 말하는 독소조항 개정이 이루어지고 국익을 증진시키는 협상을 해올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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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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