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타 겸업 자유롭게”제안으로 오타니 마음 움직여
▶ 오프시즌 최대 승자이자 내년 시즌 ‘태풍의 눈’ 부상

일본의‘베이브 루스’ 쇼헤이 오타니가 LA 에인절스에 둥지를 틀게 됐다. [AP]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일본의 야구 천재 쇼헤이 오타니(23)가 LA 에인절스를 자신의 첫 MLB 둥지로 선택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는 네즈 발레로는 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오타니가 깊은 고민 끝에 에인절스와 계약하기로 했다. 관심을 보여준 많은 구단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지난 4일과 5일 LA에서 에인절스와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고 파드레스, 시카고 컵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 최종후보 7개팀과 차례로 면담을 갖고 팀들의 생각을 들어본 뒤 이날 에인절스를 선택했다. 이로써 에인절스는 이번 오프시즌의 하일라이트였던 ‘오타니 영입경쟁’에서 예상을 뒤엎고 깜짝 승자로 등극하게 됐으며 내년 시즌 페넌트 레이스 경쟁 대열에 합류할 중요한 발판을 얻게 됐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단 3개를 제외한 27개 구단이 참여하고, 이중 7개 구단이 면접까지 치른 오타니 영입전에서 에인절스가 승리를 따낸 배경은 “자유롭게 투타를 겸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발레로는 “오타니는 시장 규모나 일본과의 시차, 아메리칸리그·내셔널리그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향해 가장 깊은 마음을 드러냈다”며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환경을 만들어주기로 했다”고 설명을 더 했다. 오타니 측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에인절스는 오타니에게 “투타 겸업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 자유롭게 타자로 나설 시간과 투수로 나설 시간을 정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투좌타인 오타니는 올해까지 5년간 뛴 일본프로야구에서 투수로 통산 42승15패, 평균자책점 2.52를, 타자로 타율 0.286에 홈런 48개, 166타점을 올렸다. 미국에서도 투타 겸업을 시도할 예정이다. 오타니의 마음을 확인한 에인절스는 ‘선택의 자유’를 약속했고, 오타니는 이를 에인절스의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영입하게 돼 영광이다. 오타니와 특별한 유대감을 느꼈다”며 “에인절스 팬과 오타니 팬에게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오타니의 선택을 받은 에인절스는 마치 로토에 당첨된 것과 마찬가지의 행운을 잡은 셈이 됐다. 에인절스는 미국·일본 포스팅 협정에 따라 오타니의 전 소속팀 니혼햄에 이적료로 2,000만달러만 내면 되며 오타니와의 계약은 기본적으로 마이너 계약이고 계약금이 팀이 보유한 쿼타 한도인 231만5,000달러만 주게 된다. 오타니가 자유계약선수였다면 2억달러급 이상의 계약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을 감안하면 헐값 계약이나 마찬가지다. 오타니는 일본에서 2년을 더 뛰고 만 25세의 나이로 ML 진출을 시도했다면 완전 자유계약 선수로 엄청난 대박계약을 받을 수 있었으나 돈과 관계없이 최고 무대에서 뛰고 싶다면서 올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강행하면서 마이너계약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한편 올해 80승82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가세로 바로 내년 시즌 가장 주목할 만한 팀으로 떠올랐다.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선발 투수로 기용하며, 투수로 나서지 않을 때 지명타자로 내보낼 계획이다. 에인절스로서는 이제 나머지 필요한 포지션을 잘 보강할 경우 내년 시즌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오타니 계약 발표 이후 에인절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배당율을 50-1에서 30-1로 끌어내려 높아진 기대감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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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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