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대표팀‘푸른 눈’골리 달튼, 채널원컵서 경이적인 선방쇼
▶ 캐나다 출신 귀화선수,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돌풍 이끌어낼까

세계랭킹 1위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슈팅을 막아내는 한국 대표팀 골리 맷 달튼.[AP]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을 마치고 귀국한 맷 달튼이 19일 인천공항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연합>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지난 14∼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19일 귀국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 게이트를 가장 먼저 빠져나온 이는 수문장 맷 달튼(31·안양 한라)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숙소로 돌아가서 쉬고 싶다는 듯 달튼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달튼은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25명 선수 중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캐나다(1위), 핀란드(4위), 스웨덴(3위)과 3경기에서 155개의 유효슈팅 가운데 143개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세이브 성공률 92.3%를 기록하는 철벽을 과시했다.
20분씩 총 3피리어드로 진행되는 아이스하키에서 거의 1분마다 1개꼴로 상대의 슈팅이 줄기차게 쏟아진 셈인데, 달튼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경이적인 선방 쇼를 펼쳤다.
지친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은 달튼은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지쳤다”며 “매 순간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됐다. 10초라도 마음을 놓았다가는 곧바로 실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스웨덴전에서는 정말로 기진맥진했다. 만약에 좀 더 컨디션이 좋았다면 실점 몇 개는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달튼이 뒷문을 든든하게 막아낸 덕분에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세계 랭킹 21위인 한국은 1차전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를 상대로 2피리어드 10분이 지날 때까지 2-1로 리드하고 종료 32초 전까지 한 점 차 대결을 벌였다.
비록 2-4로 패했으나 NHL 출신이 23명이나 포진한 캐나다를 긴장하게 만든 경기 내용이었다. NBC는 “한국이 캐나다를 겁먹게 만들었다. 올림픽 경험 한 번 없는 팀이 한때 캐나다를 앞서기도 했다”고 전했다.
핀란드(1-4패), 스웨덴(1-5패)전에서도 선제골을 뽑은 쪽은 한국이었다.
달튼은 “캐나다전에서 2-1로 앞섰을 때는 나도 정말 깜짝 놀랐다. 믿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그 경기를 지켜본 모든 사람이 놀랐을 것”이라며 “비록 우리의 세계 랭킹은 21위지만 그보다 더 나은 팀이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어 “캐나다, 핀란드, 스웨덴과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그 정도의 경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캐나다 국적의 귀화 선수인 달튼은 “캐나다 국가를 들을 때 정말로 기분이 묘했다. 그건 마치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경기했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어떻게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이었다”고 소개했다.
달튼은 이번 채널원컵의 경험이 대표팀이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본선에서 경기하는데 커다란 보탬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대표팀에 정말로 소중한 경험이었다. 우리는 세계 1위, 3위, 4위 팀과 싸웠다. 우리는 이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우리가 상대해야 할 팀이 어느 수준인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 조별리그 A조에서 캐나다, 체코(6위), 스위스(7위)와 격돌한다.
달튼은 “나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을 대비하는 데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며 “대표팀 선수들은 이제 거울을 보고 팀을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팀을 한 번 이겨보면 자신감이 더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그 수준에 근접해 있다. 경쟁력이 있는 팀이다. 지금은 리드를 잡으면 오히려 소극적으로 경기하는데, 리드 상황에서도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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