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명타자 제도 없어 선수 영입경쟁에서 상대적 불리
▶ 오타니·스탠튼 영입전에서도 DH 제도가 결정적 역할

10년 2억9,500만달러의 거액 계약이 남아있는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AL팀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AP]
2017년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군 ‘2대 계약’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본의 ‘야구천재’ 쇼헤이 오타니를 품에 안은 LA 에인절스와 ‘홈런왕’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영입한 뉴욕 양키스가 모두 아메리칸리그(AL) 팀아라는 사실이다.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NL)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AL에선 수비를 하지 않고 투수 대신 타격만 담당하는 지명타자(DH) 제도를 쓴다는 점이다. 지명타자가 없는 NL에서는 공격때 투수도 타격을 한다.
투·타 겸업이 가능한 오타니는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날에도 타자로 뛰기를 원했다. 체력 안배를 고려하면 등판이 없는 날 외야수로 나오는 것보다 지명타자로 나오는 것이 더 현실적·이상적이다. 오타니에게 AL팀이 더 적합한 이유다.
스탠튼은 2020년 이후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는 이상 2027년까지 양키스에서 뛸 수 있다. 올해 28세인 스탠턴은 2027년 38세가 된다. 양키스는 스탠튼이 수년 후 고참이 되면 수비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만 기용할 수도 있다.
ESPN의 데이빗 쇼언필드 선임기자는 이런 사례를 예로 들면서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가 불리하다’는 견해를 펼쳤다.
AL과 NL팀이 맞붙는 인터리그 경기를 보면, 2004년 이래 줄곧 AL팀이 더 많은 승리를 가져갔다.
물론 지명타자 선수 자체가 직접 이런 차이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AL은 지명타자 제도를 활용해 ‘나이 든’ 타자를 영입할 수 있다는 점이 미묘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30대 중반 이상의 수퍼스타급 자유계약선수(FA)와 더욱 편히 계약할 수 있다.
2001년 이후 1억2,500만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 32명의 명단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32명 중 20명이 AL팀과 계약했다. 이 가운데 6명은 NL에서 AL로 옮겼다. 이중 한 명인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 AL팀에서 많은 시즌을 보냈지만, 이 계약 때는 NL팀 신시내티 레즈에서 AL팀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NL팀과 계약한 나머지 12명을 보면 조이 보토(신시내티) 등 9명은 원래 소속팀과 재계약한 케이스다. 쇼언필드 기자는 “NL팀들이 고연봉 FA 타자 영입을 꺼린다는 게 명백하다”고 분석했다.
베테랑 선수들의 기량도 리그 간 차이가 있다. 2004년부터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가 2.0 이상인 32세 이상 선수들의 누적 WAR를 리그별로 살펴보면, AL(107명)이 881.1, NL(109명)은 691.9로 AL이 훨씬 높다.
각 리그에서 역대 32세 이후 누적 WAR가 10 이상인 선수를 뽑아보면, AL에서는 에이드리언 벨트레(41.6)와 이치로 스즈키(29.8), 데이빗 오티스(27.9)가 1∼3위를 차지했고 NL은 치퍼 존스(36.5), 배리 본즈(18.6), 체이스 어틀리(17.5)가 1∼3위에 올랐다.
이 명단에 오른 오티스, 짐 토미(17.2), 넬슨 크루스(20.6) 등 3명은 지명타자고 알렉스 로드리게스(23.4)와 조니 데이먼(20.0)도 선수 생활 말년에는 지명타자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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