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 팀에서 우승 이끈 명장…췌장암 투병 뒤늦게 드러나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평가전에서 만난 호시노 전 감독과 선동열 감독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선동열 국가대표팀 감독의 은사로 잘 알려진 '불꽃남자' 호시노 센이치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 이글스 부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70세.
6일(현지시간)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은 호시노 부회장이 지난 4일 별세했다는 갑작스러운 부고를 전했다.
사인은 췌장암으로 밝혀졌다.
호시노 부회장은 2016년 7월 췌장암 진단을 받은 뒤 투병 사실을 주변에 일절 알리지 않아 일본 야구계의 충격이 더욱 크다.
도쿄스포츠는 호시노 부회장이 지난 2일 쓰러졌고 지난 4일 오전 5시 25분께 두 딸 품에서 편안한 표정으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호시노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급격히 악화해 가족과 미국 하와이 주에서 연말연시 휴가를 보내려던 계획도 급히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시노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28일 도쿄에서 일본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입회 축하회에 참석해 "야구와 연애하고 좋았다"며 여전한 열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는 그의 마지막 공식 활동으로 남았다.
주니치 드래건스의 에이스 투수였던 그는 선수 시절 통산 146승(121패 34세이브)을 거두고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거머쥔 스타였다.
은퇴 후에는 주니치 드래건스, 한신 타이거스, 라쿠텐 등 3개의 각각 다른 팀 감독을 맡아 4차례 리그 우승을 거둔 명장으로 활약했다.
특유의 '지키는 야구'가 빛을 발했다. 또 "난 약팀을 키우는 것이 좋다. 그게 남자의 낭만 아닌가"라며 감독으로서도 투지를 불태웠다.
특히 주니치 감독 시절에는 선동열 국가대표팀 감독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1996∼1999년 선 감독이 주니치 마무리투수로 활약할 때 호시노 부회장은 '호랑이 감독'이었다.
선 감독에게 2군 강등이라는 수모를 주고, 부진할 때 "그렇게 할 거면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굴욕도 안겼다. 이는 선 감독이 부활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선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호시노 부회장과 두터운 친분을 이어왔다.
선 감독뿐 아니라 이종범 국가대표팀 코치, 이상훈 LG 트윈스 피칭아카데미 원장도 주니치에서 뛸 때 호시노 부회장의 지도를 받았다.
일본 언론들은 호시노 부회장이 선수들을 엄하게 대했지만, 선수 아내들에게는 선물을 아끼지 않으며 감동을 줬다고 소개했다.
또 불합리한 판정에는 맹렬히 항의했으며, 상대 팀이 강할수록 승리욕을 불태운 인간적이고 열정적인 사나이였다고 회고했다.
호시노 부회장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을 확신했다가 4위에 그쳐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당시 김경문 현 NC 다이노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 예선과 준결승에서 두 번이나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호시노 센이치 감독[연합뉴스 자료 사진]
일본에서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가네모토 도모아키 한신 감독은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받아들일 수 없다. 이곳에서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고 가슴 아파했다.
가네모토 감독은 2002년 당시 한신 감독으로 있던 호시노 부회장의 끈질긴 설득에 자유계약선수(FA)로 한신에 입단했고, 2003년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가네모토 감독은 "호시노 감독이 아니었으면 한신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도 "너무 놀라서 믿어지지 않는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2013년 라쿠텐을 지휘하던 호시노 감독 밑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정규시즌 24승 무패를 기록하고,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일궜던 다나카는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하고 호시노 감독님을 헹가래한 것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억들이다.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경기하도록 지원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추모했다.
야구 팬들은 라쿠텐 구단에 호시노 부회장을 추모할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지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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