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티 센터 ‘집념의 미술관’전 내일 개막
▶ 60, 70년대 아방가르드 선도, 전시실을 혁신적 공간 전환

독립 큐레이터이자 미술평론가 하랄트 제만이 1990년대 스위스의 집무실 패브리카 로사에 찍은 사진.

1972년 카셀 도큐멘타 5에 전시됐던 ‘오아시스 넘버 7’(Oasis No.7) 사진.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 큐레이터 하랄트 제만 ‘집념의 미술관’(Harald Szeemann Museum of Obsessions) 전시가 오는 6일 게티 센터(1200 Getty Center Dr.)에서 개막한다.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과 광주비엔날레 전시감독 등을 지낸 미술평론가이자 독립큐레이터인 하랄트 제만(Harald Szeemann, 1933-2005)을 돌아보는 전시로 오는 4월22일까지 LA 인스티튜트 오브 컨템포러리 아트(ICA LA)에서 전시하는 ‘대부: 우리와 같은 개척자’(Grandfather: A Pioneer Like Us)와 동시에 열린다.
1961년 28세의 나이로 쿤스트할레 베른 관장에 부임한 하랄트 제만은 1967년 요셉 보이스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갔다. 오브제로서의 미술에서 벗어나 다양한 아이디어가 교류하는 과정으로서의 전시, 그 방법에 대한 시작을 알린 것이다. 그리고 1969년 스위스의 쿤스트할레 베른에서 시작해 순회전시를 했던 하랄트 제만 기획전 ‘태도가 형식이 될 때’(When Attitudes Become Form)로 당시 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시 전체가 유기적이어서 출품된 개별 작품이 아닌 과정을 조명한 아방가르드 미술의 결정체로 평가받았는데 전시실을 실험실의 개념으로 전환한 혁신적인 공간을 구성했다.
‘태도가 형식이 될 때’는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월터 드 마리아(Walter de Maria), 로렌스 위너(Lawrence Weiner) 등 비서구권의 젊은 작가들을 다양하게 포섭했는데 과감하고 난해한 전시라는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하랄트 제만은 이 전시를 계기로 큐레이터도 창작자라는, 기획자로서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작가 및 예술의 다양한 범주와 소통하며 전시의 장을 완성해가는 존재임을 입증하기로 마음 먹는다. 쿤스트할레 베른 관장직을 그만둔 제만은 기관으로부터 독립한 전시기획자의 길을 걸으며 ‘독립 큐레이터’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게티 센터의 전시는 1960년대와 70년대 아방가르드 움직임을 선도한 하랄트 제만을 통해 1980년대부터 미술계에 부각된 큐레이터의 역할과 중요성을 돌아본다. 또 1972년 독일 작가 요셉 보이스를 참가시킨 전위적 전시 카셀 도큐멘타를 계기로 제만이 세운 상상 속의 미술관, 이름 하여 ‘집념의 미술관’(Museum of Obsessions)을 본격 해부한다. ‘집념의 미술관’은 실체가 없는 상상 속의 미술관인 까닭에 어떤 형태나 고정관념에 얽매일 필요가 없으며 늘 무한히 새로움을 추구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미술관이다. 제만은 이 미술관의 주인으로서, 그가 사용하던 레터헤드에는 항상 ‘Museum of Obsseions’라는 명칭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4개 국어로 찍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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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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