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민정 이양을 위한 총선을 앞두고 다시 본격적인 정치 개입 의지를 드러냈다는 관측이 나왔다.
20일(한국시간 기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는 최근 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와 함께 중국과 일본, 홍콩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과거 자신이 주도했던 푸어타이당 핵심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탁신은 푸어타이당 고위 관계자들을 홍콩으로 불러 면담하면서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결속을 주문했다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탁신은 해외도피 중인 자신과 동생 잉락 전 총리를 대신해 당을 이끌 인물로 지목한 쿤잉 수다랏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면서, 쿤잉에 대한 당내 일각의 비판도 잠재우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정가에서는 해외에서 '원격'으로 당을 이끌어온 탁신이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총선을 정계복귀의 계기로 삼기 위해 당내 장악력을 강화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찰 출신인 탁신은 1980년대 이동통신사업을 시작해 막대한 부를 일군 뒤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서민을 위한 경제 및 복지 정책으로 농촌의 저소득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덕분에 탁신계 정당은 2000년대 이후 태국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그는 수도 방콕을 비롯한 도시지역 부유층과 왕당파들의 견제를 받았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탁신은 2년 뒤 실형이 예상되는 권력남용 관련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지만, 궐석재판에서 2년형을 선고받았다.
해외로 도피한 탁신은 2015년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인리더십회의에서 2014년 태국 반정부 시위 배후에 왕실 추밀원이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태국 검찰은 이 발언을 문제 삼아 그를 왕실모독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검찰은 또 디지털 복권 발행 관련 비리, 이동통신업체 관련 사업 수수료 불법 세금 전환, 공개대상 재산 누락, 부인 명의의 국유지 헐값 매입 등 탁신이 받아온 혐의에 대한 처벌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탁신의 여동생인 잉락 전 총리도 2014년 쿠데타로 축출된 뒤 재임 시절 농민의 소득보전을 위한 쌀 고가 수매 및 판매과정의 부패를 방치한 혐의(직무유기)로 재판을 받다가 지난해 8월 해외로 도피했고, 궐석재판에서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탁신과 잉락은 이런 일련의 처벌이 정치적인 보복이라고 주장해왔다.
탁신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잉락은 영국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들은 나란히 중국과 일본, 홍콩을 잇따라 방문했으며,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태국의 군부 정권은 군부의 정치참여를 제도화한 개헌을 성사시켰다. 앞서 군부 최고지도자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오는 11월 총선을 치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총선이 내년으로 연기될 조짐을 보이자 태국 시민운동가 등의 소규모 반군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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