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슨 외무장관 美 WP에 기고…” ‘노비촉’ 사용은 푸틴이 보내는 경고
▶ 러 외무부 대변인 “영국의 정치선전 쇼…대러 비난은 미친 짓”
'러시아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과 관련해 대 러시아 제재를 발표한 영국 정부가 동맹국들에 지지와 함께 러시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반면 러시아는 사건 개입설을 거듭 반박하며 영국의 대러 제재에 대한 보복을 경고했다.
14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러시아 외교관 추방 등 대러 제재를 공식 발표한 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특별한 동맹국'인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문을 보냈다.
존슨 장관은 이번 러시아 스파이 암살 시도가 발생한 솔즈베리시가 중세풍의 평온한 도시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유럽에서 신경작용제에 의한 공격이 발생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물질은 4세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으로 러시아 과학자들이 1970년대에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러시아만이 노비촉을 비축하고 있다고 존슨은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러시아 정부가 전직 이중스파이였던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의 살해를 시도했다는 타당한 결론에 도달했으며, 이는 화학무기금지조약(CWC)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존슨 장관은 "문제는 이것이 양국 간 분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암울한 사실은 영국에서 발생한 일이 다른 곳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암살 시도는 크림반도 강제 병합,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이버 공격, 독일 의회 해킹, 해외 선거 개입 등에 이어 러시아 정부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제적 규칙을 어긴 무모하고 신중하지 못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감추고 이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방해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존슨 장관은 러시아가 자신들이 배후로 지목될 수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노비촉을 이번 사건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경작용제는 러시아 푸틴 정권의 억압에 반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신호로, '우리는 너를 찾아내 잡은 뒤 죽일 것이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실제 러시아가 이같은 일을 저지르게 되면 전 세계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멤버로서 러시아는 국제적으로 좋은 행동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오히려 글로벌 안보 구조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모든 책임있는 국가들은 이같은 행동에 대해 원칙에 입각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존슨 장관은 "영국은 모든 나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의존하고 있는 규칙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면서 "동맹국들이 우리와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스크리팔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한 개입 사실을 거듭 부인하며 영국의 자국 외교관 추방에 맞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도 영국 외교관들을 추방할 것인가'란 질문에 "반드시"라고 답하면서 시기에 대해선 "곧"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러시아가 (외부의) 지시나 최후통보 등을 받아들이지 않는 동등한 파트너로 복귀하는 것이 서방의 신경질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스크리팔 사건과 관련, 러시아는 영국에 네 번의 공한을 보내 영국 정부와 적극적인 대화를 시작하려 했지만 모든 조회에 아무런 의미 없는 형식적 답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은 러시아와 CWC 및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성원으로서의 의무 이행에 따른 협력을 거부했다"면서 "영국의 행동은 '정치선전 쇼'이며 러시아에 대한 비난은 전적으로 미친 짓"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대러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 조치가 검토 단계에 있으며 조만만 취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대선과 월드컵을 앞둔 러시아에 스크리팔 독살 시도 사건은 아무런 이익이 없지만 일부 국가들엔 이 사건이 아주 유익하고 시의적절하다"면서 서방의 자작극 가능성을 거듭 제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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