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한인 김남원씨 ‘급성폐렴’ 안타까운 사연
▶ 외국인 신분이라 폐이식 대기자 명단 못 올려 아들이 청와대 청원 글 올려 “도와달라” 호소

생사의 기로에 선 캐나다 한인 김남원씨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모습. [국민일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쓰려져 생사의 기로에 놓인 어머니를 도와주세요”
급성 폐렴에 걸렸지만 재외동포라는 이유로 한국에서 폐 이식 수술 대상자가 될 수 없어 생사의 기로에 놓인 캐나다 시민권자 한인 여성의 사연이 미주 한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여성은 장기이식을 위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데 대해 외국 시민권자에게 적용되는 규정 요건을 갖추지 못해 명단 등록조차 거절당했고, 이에 아들이 청와대 청원 사이트에 눈물의 글을 올려 심금을 울리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가 거주지인 김남원(58)씨는 고국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일조하기 위해 개막 전부터 자원봉사자로 일해 오다 지난 1월 말부터 몸살감기를 앓았다.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평창의 추위 속에서 그녀의 병세는 점차 악화돼 결국 병원으로부터 급성 폐렴 진단을 받았고 병원 측은 그녀에게 폐 이식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그녀는 질병관리 본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코노스)로부터 장기이식 대기자 명단에 등록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고 국민일보가 전했다. 미국이나 캐나다 시민권자를 포함한 외국 국적자가 장기이식 대상자 명단에 등록하려면 최근 1년 이상 한국에 거주하고 이 기간 중 해외체류 기간이 14일 미만이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16년 전 캐나다로 이민온 김씨는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과 함께 최근 몇 년간 한국에 거주해왔다. 따라서 ‘최근 1년 이상 한국에 거주해야 한다‘‘’는 규정은 충족했으나, 아들을 보러 캐나다를 자주 방문한 탓에 해외 체류기간이 45일이 넘어 폐 이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지난 26일 김씨의 아들 강태현씨는 청와대 ‘국민 청원 및 게시판’에 “어머니를 도와주십시오”라는 청원 글을 게재했다.
아들 강씨는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그리고 대통령님. 평창 동계 올림픽 봉사 중 생사의 위기에 놓인 저희 어머니를 부디 살려주십시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머니를 대신해 아들인 제가 청와대 신문고에 글을 올립니다”라고 서문을 밝혔다.
그는 “어머니의 건강 상태가 심각해 기계로 산소를 주입 중이기에 캐나다로도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직 장기 이식만이 필요하나 한국에서는 대기자 명단에도 올릴 수 없는 처지로 사랑하는 어머니의 잠재적 사형선고를 받은 느낌”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이어 “무조건 장기이식을 바로 할 수 없느냐 울부짖는 것이 아니고, 다른 대기자 분들께서도 소중한 가족을 잃을 수 있는 두려운 상황에서 저희 가족 또한 무작정 그런 요구를 할 수는 없음을 한다”면서 장기이식 대기자 명단에 어머니의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이에 대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측은 “내국인 폐 이식 대기자만 170여명인데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외국인 환자에게 장기를 이식하면 내국인에게 불이익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에 한국에 진출하거나 거주하는 재외국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한국에 거소 신분을 가진 해외 한인들에게도 내국인과 동등한 자격을 부여해야지 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대기자 명단에도 올리지 못하게 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지 5일째인 31일 1만2,000여명의 동의를 얻으며 국민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청원 마감일은 오는 4월25일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 링크
www1.president.go.kr/petitions/175544?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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