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합병 속 엑손모빌 500억달러 투자계획 발표
▶ 원유생산량 5년 새 두 배로… 송유관 확보가 숙제

원유채굴 작업이 한창인 서부 텍사스 지역 유전. 석유회사들은 서부 텍사스와 뉴멕시코 페르미안 고원 유전개발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휴스턴> 지난 주 두 개의 텍사스 석유기업들이 합병을 했다. 이 계약은 미 서남부지역 유전지대에서 이뤄진 계약들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원유가격이 점차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계약은 원유생산 촉진을 한층 더 가속화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한 셰일오일 기업의 탄생은 여전히 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 지역 원유생산은 너무 급속히 늘고 있어 파이프라인 건설이 겨우 이를 따라가고 있을 정도이다. 이런 상황은 원유생산에 따른 시장 수익을 얻는 데 최소 1~2년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번 합병은 칸초 리소시스(ConCho resources)가 95억달러에 RSP 페르미안사를 인수키로 한 것이다. 이 합병으로 원유가 풍부한 페르미안 고원지대 최대의 셰일오일 및 천연가스 기업이 탄생했다. 27개의 유전굴착장치를 소유하게 된 합병기업은 64만 에이커의 광대한 땅에서 이 지역 최대의 사추 및 수압파쇄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훨씬 더 큰 기업인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도 페르미안 고원지역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이 지역 원유 생산량은 지난 5년 사이에 두 배 가량 증가했다. 미국 내 원유생산 붐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릿의 반응은 엇갈렸다. 칸초 주가는 떨어진 반면 RSP 주가는 상승했다. 석유회사들은 월스트릿에서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 밑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페르미안 지역도 문제가 없지 않다. 현 유가는 배럴 당 60~70달러 수준이다.
유전탐사 서비스업체를 둘러싼 생산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용은 치솟고 있다. 유전노동자들과 트럭 운전사들도 크게 부족하다. 4년 전 유가가 폭락하면서 기업들로부터 감원된 노동자들이 아예 업계를 떠났기 때문이다. 원유와 함께 천연가스 가격 또한 크게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재정적 부담은 한층 더 늘어났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에너지기구는 올해 말이면 파이프라인이 새로운 원유생산을 감당하기에 충분치 않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럴 경우 지역 원유가격은 떨어지고 기업들로서는 생산을 줄이거나 원유를 트럭 혹은 철로로 운송해야 한다, 그러면 기업의 비용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페르미안 고원 석유협회 벤 셰퍼드 회장은 “우리는 분명 상황 개선이 필요하다. 필수적인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것보다 원유시추를 하는 게 훨씬 더 쉬운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RSP의 경영자인 스티븐 그레이는 합병기업은 “초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막대한 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비전과 재정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칸초와 RSP 합병 시점은 파이프라인 부족이 궁극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이 지역 기업관계자들의 낙관적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파이프라인 건설로 생산원유가 걸프코스트의 정유공장을 거쳐 수출 터미널까지 원활히 운송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오랫동안 칸초는 미디어의 관심으로부터 비껴나 있었다. 그러나 지난 5년 간 수압파쇄와 수평 시추공법이 대량 셰일생산을 가능케 하면서 점차 주목받아 왔다. 칸초는 페르미안 고원의 뉴멕시코 지역에 아주 생산량이 많은 유정들을 일부 갖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 유정은 엄청난 수익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지난해에는 엑손모빌이 페르미안 고원 뉴멕시코 지역의 27만5,000에이커를 66억달러에 사들이는 계약을 맺은 적이 있다. 엑손은 향후 5년 동안 총 500억달러를 투자해 페르미안 지역의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3배 늘리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칸초와 엑손의 움직임은 업계의 광범위한 추세를 잘 보여준다. 점차 텍사스와 뉴멕시코에 집중하고 있으며 천연가스보다는 원유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대형 천연가스 회사인 덴버 소재 QEP 리소시스는 페르미안에 집중하기 위해 와이오밍과 루이지애나의 지분을 점차 줄이고 있다. 노르웨이의 한 석유전문 컨설팅사는 20개 석유회사에 의한 원유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올해 생산량은 하루 85만 배럴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하루 수입량을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급증한 생산량은 파이프라인 수송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서부 텍사스의 사용가능한 파이프라인 용량은 2017년 초 하루 30만 배럴에서 그해 말 16만 배럴로 줄었다. 생산이 늘어날 경우 내년 말쯤 파이프라인의 남은 용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문제는 최근 오는 2019년 가동을 목표로 하루 35만 배럴 원유 운송 파이프를 건설하려던 계획이 이런 저런 이유로 연기되면서 한층 더 복잡하게 됐다. 한 석유회사 관계자는 “이 문제는 금년 뿐 아니라 2020년에도 골치 아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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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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