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란타섬에 상륙한 로힝야족 난민들.[AP=연합뉴스]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선박이 수년만에 태국쪽 안다만해에 나타나면서 로힝야족의 해상탈출이 재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이 일고 있다.
2일(한국시간 기준) 일간 '더 네이션' 등 태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남서부 끄라비 주(州) 란타 섬에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목선(木船)이 입항했다.
이 배에는 19명의 아동을 비롯해 모두 56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타고 있었다.
난민들은 폭풍우를 피하기 태국의 유명 관광지인 란타 섬에 접안했고, 현지 주민들이 제공한 식량을 실은 뒤 다시 바다로 나갔다.
끄라비 주정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배에 탄 난민들은 말레이시아로 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배가 미얀마에서 출발했는지 아니면 로힝야족 난민이 머무는 방글라데시에서 출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키띠보디 쁘라비트라 끄라비 주지사는 "그들은 란타 섬에 처음으로 접안했으며 말레이시아로 가고자 한다고 했다. 식량을 얻은 뒤에 다시 목적지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끄라비 주 정부 관리를 인용해 난민들이 미얀마 라카인주를 출발해 23일 만에 태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지만, 이 보도가 사실인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불교도 중심의 미얀마에서 핍박과 차별을 받아온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은 과거 인근 이슬람국가로 가기 위해 목숨을 건 해상탈출을 감행했다.
특히 불교도와 이슬람교도의 극심한 유혈충돌이 벌어진 지난 2012년 이후 본격화한 해상탈출은 2015년 최고조에 달했다.
그해 2만5천 명에 달하는 난민이 안다만 해를 거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로 향했으며, 이 과정에서 보트가 전복돼 많은 난민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태국 정부가 해상 인신매매를 강력하게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안다만 해에서 로힝야족 보트피플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8월 수천명이 목숨을 잃고 70만 명의 국경 이탈 난민이 발생한 로힝야족 유혈사태 이후로는 안다만 해를 거치는 해상탈출이 목격되지 않았다.
로힝야족 난민의 정착을 허용하지 않는 태국은 자국 해안에 접근하는 난민선을 바다로 밀어내거나 상륙한 난민을 미얀마로 돌려보냈다.
인권단체들은 비좁은 방글라데시 난민촌 생활에 염증을 느낀 로힝야족 난민들의 해상탈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티파이 라이츠 공동설립자인 매튜 스미스는 "로힝야족 난민이 가득 탄 배들이 말레이시아를 향해 떠났다는 믿을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방글라데시 (난민촌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
로힝야족 난민선의 재등장 소식에 말레이시아 당국은 해상 경비를 강화하고 나섰다고 채널 뉴스 아시아가 전했다.
말레이시아 해상경비대의 누루라즈메 자카리아 사령관은 "1일 오후부터 안다만 인근 지역의 해상 순찰을 강화했으나 아직 난민선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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