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자 보호 ‘피난처 주’를 선포한 캘리포니아주를 타깃으로 이민 당국의 불법체류자 단속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가주의 농장 노동자들을 겨냥한 무차별적 단속 작전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이 지역 이민자 커뮤니티에 공포가 확산되고, 농장주들도 일손을 구하지 못해 생산과 수확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2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특히 불법체류 신분 이민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일용직의 비율이 높은 중가주 농장지대의 경우 이민 당국의 무차별적 단속에 체포돼가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고, 또 단속에 대한 공포로 인해 농장에 나오지 않는 이민자들도 늘어 일손 부족으로 수확을 포기하는 농장주들이 갈수록 늘고 있어 장기적으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2월 중가주 센트럴 밸리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펼쳐진 이민 단속작전에서 추방대상 이민자 23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에서 체포된 이민자들 중 180명은 폭력이나 성범죄 등이 있는 범죄 전과자들이었으나 나머지 52명은 범죄 전력이 전혀 없는 단순 불법체류자들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단속이 범죄 전력 유무에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미농장근로자연합 측도 컨 카운티와 툴레어, 마데라 카운티 지역 내 노조 소속 근로자 26명이 단속에 체포되면서 불체 신분의 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못해 이 일대 농장주들이 수확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불체자 집중 단속으로 이민자들에게는 공포심이 확산되고 있지만, 가장 직격탄을 맞은쪽은 농장주들이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 전역에서 불체자 추방 단속이 전방위적으로 전개되면서 수확 인력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이민 노동자들이 급격히 줄고 있어 일손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의 농장 노동자 80만여 명 중 절반 이상이 불법체류 이민 노동자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불체자 단속이 강화된 지난해부터 심화되고 있는 농장 노동자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캘리포니아주 농업 생산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일손 부족으로 각 농장마다 수확 못한 농산물이 급증하면서 채소, 과일, 유제품 등 농산품 가격 폭등도 우려되고 있을 정도로 농장 노동자 부족 현상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이민 당국은 단속의 고삐를 절대 늦추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토머스 호먼 ICE 국장대행은 “불법 체류자들은 단속에 대해 항상 두려워해야 할 것”이라며 “피난처의 주를 선언한 도시에 대한 당국의 단속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이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범죄 전력이 없는 불체자)가 나올 수 있을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