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세 전직 대통령 아들들의 재보선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출마설의 주인공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 등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재보선에 이들을 공천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들도 출마와 거리를 두고 있어서 실제 재보선 등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다만 전직 대통령 2세 중 일부는 출마 저울질을 하면서 지도부의 방침 변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어서 이들의 출마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현실 정치 참여에 관심이 있는 김홍걸 대표상임의장과 김현철 특임교수는 이번 재보선에 나서지 않는 대신에 2020년 총선 때 각각 광주·전남, 부산·경남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재보선과 관련, 김 대표상임의장의 경우 부친의 고향이 전남 신안인 만큼 전남 영암·무안·신안 지역구 재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암·무안·신안 재선거는 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민주평화당 박준영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지게 됐다.

김 특임교수는 엘시티 비리 연루로 구속된 자유한국당 배덕광 의원의 의원직 사퇴로 치러지는 부산 해운대을 보궐선거 출마설이 거론된다. 김 특임교수는 또 민주당 김경수 의원(김해 을)이 경남지사 출마를 위해 조만간 의원직을 사퇴하게 된다면 김해을 보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해을 보선에 김해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를 출마시키는 방안을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건호씨의 출마를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 아들들이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장단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이 출마할 경우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아버지의 ‘후광 효과’로 무난히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청년 실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 아들들이 손쉽게 의원 배지를 달려고 한다면 ‘금수저 효과’를 노린 것”이란 비판적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득실을 모두 고려한 민주당 지도부는 전직 대통령 아들들의 재보선 출마를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의 2세들을 전략공천할 생각은 거의 없다”며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국회의원 총선에서는 이들이 출마할 경우 국민통합 의미를 부각할 수도 있지만 소수 지역에서만 치러지는 재보선에선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서인지 당사자들도 재보선 출마에 거리를 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김 대표상임의장은 최근 언론과의 통화에서 ‘영암·무안·신안 재선거에 출마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당에서 요청한다면 검토해 볼 수는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얘기가 오간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 특임교수도 “부산 선거 출마 권유를 받은 적이 없고, 고려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친노 진영 관계자는 건호씨의 김해을 출마설에 대해 “재보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